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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에 소개된 오십세주 만드는 방법과 판매되고 있는 50세주
[이철영 기자] ‘소맥’의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주문화의 대명사로 ‘소맥’이 자리잡은 요즘, 2000년대 초반 술자리엔 '오십세주'가 있었다. 2000년대 초반 술자리에서 ‘오십세주’는 지금의 소맥 못지않은 최대 인기를 누리며, 새로운 문화를 탄생시킨바 있다.
◆ 오십세주, 술자리 문화를 바꾸다!
오십세주는 국내 음주문화에서 이른바 ‘혁명’을 불러왔다. 오십세주가 나타나기 전 국내 음주문화에서 ‘폭탄주’는 양주와 맥주의 몫이었다. 양폭이라 불렸던 이 술은 1980년대 군사독재정권 시절부터 국내 폭탄주의 대명사다. 이 양폭도 오십세주의 등장과 소맥의 인기로 현재는 그 인기가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2000년대 초반, 등장한 오십세주는 소주와 국순당의 ‘백세주’를 섞은 술을 가리킨다. 오십세주의 등장으로 대부분의 술집에서는 이를 조제(?)할 수 있는 주전자까지 등장했었다. 심지어 오십세주가 메뉴판에 있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국순당이 ‘50세주’를 출시했을 정도. 이 50세주의 등장에 많은 이들은 “설마 나올 줄이야”라는 반응을 보였다.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이 50세주는 여전히 판매중에 있다. 50세주라는 술이 나왔을 정도니 더 이상 그 인기에 대해선 논할 필요가 없다.
2000년대 초반 술자리와 관련해 한 시민은 “지금이야 소맥이 대세지만, 당시 오십세주도 지금의 소맥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술자리 대부분이 오십세주를 마셨던 것 같다”며 “오십세주를 위한 주전자는 물론이고, 메뉴까지 있었을 정도로 대중적인 술 문화였다”고 회상했다.
국순당 관계자는 “당시 오십세주가 큰 인기를 끌었던 가장 큰 이유는 만드는 재미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현재 소맥이라는 음주문화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처럼, 오십세주도 그 당시에는 대세였다”고 말했다.
◆ 오십세주, 이후 섞어 마시기 유행…백세주 마을서 인기 여전
지금의 소맥이 자리잡기까지 오십세주 만큼 큰 역할을 한 문화는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오십세주의 인기이후, 술자리에선 오십세주의 아류작이라 할 수 있는 다양한 폭탄주들이 등장했다. 소주+맥주+콜라를 섞은 ‘고진감래주’, 소주+백세주+산사춘+맥주를 섞은 ‘소백산맥’ 등 다양한 조합의 음주문화가 태생됐다.
소맥의 인기로 존재감 없는 폭탄주가 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여전히 오십세주를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여전히 인터넷에선 오십세주 만드는 법 등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진정한 오십세주를 만들기 위해선, 소주를 아래에 두고 백세주를 위에 올려야만 한다고 고수(?)들은 조언한다. 이 방법은 소주와 백세주의 알콜도수 차이를 이용한 방법으로, 회오리가 일며 자연스럽게 섞이며 오십세주가 완성되는 방법이라고 한다. 또 다른 방법은 흔하게 알고 있듯 주전자에 1:1 비율로 섞으면 된다.
그러나 현재 이 같은 방법으로 오십세주를 만든다 해도 과거의 그 맛을 음미하기엔 부족함이 있다. 2000년대 초반 출시됐던 소주와 지금의 소주의 알콜도수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소주의 알콜도수는 22도 수준이었다. 그러다 소주 알콜도수를 점차 낮추어 현재는 19.5도이다. 우스갯소리로 소주위에 백세주을 올려놓고 만드는 이 방법의 핵심 기술은 ‘기울기’에 있다고 조언하기도 한다.
국순당 관계자는 “소주의 알콜도수가 낮아지면서 오십세주의 맛이 예전과 같지 않다. 맛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오십세주를 만드는 방법과 관련한 소비자들의 문의가 적지 않다. 소주위에 백세주를 올려 만드는 방법을 많이 문의한다”고 말했다.
술자리에서 자취를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지만, 국순당 ‘백세주 마을’이라는 주점에서 오십세주는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국순당 관계자는 “음주문화의 변화에 따라 오십세주라는 문화가 사라졌지만, 트렌드 변화에 따른 순리라고 생각한다”며 “오십세주라는 음주문화가 사라졌지만 백세주는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국순당의 효자 품목이다. 그리고 백세주 마을에서도 오십세주가 단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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