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실상 기준금리' 2개월 만에 또 인하...대출우대금리 0.1%P 내려(상보)
입력: 2023.08.21 14:59 / 수정: 2023.08.21 14:59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가 경기부양을 위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만기 1년짜리 대출우대금리(LPR)를 3.45%로 0.1%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사진은 중국 경제의 견인차인 수출항에 대기 중인 자동차들. /차이나데일리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가 경기부양을 위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만기 1년짜리 대출우대금리(LPR)를 3.45%로 0.1%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사진은 중국 경제의 견인차인 수출항에 대기 중인 자동차들. /차이나데일리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중국이 21일 경기 둔화의 우려 속에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2개월 만에 인하했다.사실상 기준금리인 LPR는 명목상으로 시중 주택담보대출 동향을 취합한 수치지만 중국 중앙은행이 각종 통화정책 도구와 정책 지도 기능을 활용해 LPR 형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중에서는 사실상 중앙은행이 LPR를 결정하는 것으로 여긴다.

미국 CNBC 등에 등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만기 1년짜리 금리를 연 3.55%에서 3.45%로 0.1%포인트(P) 인하한다고 발표했다.1년 만기 LPR 인하는 지난 6월(0.1%포인트 인하) 이후 두 달 만이다.

인민은행은 그러나 5년 만기 대출 금리는 연 4.2%로 변경하지 않았다.

만기 1년, 5년 만기 LPR 인하폭은 모두 0.15%포인트 인하를 예상한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인민은행이 1년 만기 금리를 인하한 것은 최근 중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앞서 인민은행은 경기부양을 위한 유동성 공급 정책의 하나로 지난 15일 7일물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1.8%로, 1년 만기 중기 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2.5%로 각각 0.1%포인트와 0.15%포인트 인하했다.

CNBC는 이번 결정에 대해 "경제성장 회복을 위해 금리 인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에서는 이번 달에는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꾸준히 나왔다.

중국은 올해 들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후 일상 회복 효과를 기대했지만, 세계 경제 둔화 속 고강도의 제로 코로나 체제하에 3년간 누적된 문제들이 한꺼번에 불거진데다 지정학 긴장마저 고조되면서 경제에 적색경보가 켜졌다. 우선 중국의 7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각각 2.5%와 2.7%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소비와 생산이 모두 부진의 늪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물가도 뒷걸음질치면서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3%로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생산자물가도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지속했다.

중국 당국은 경제의 성장 엔진인 수출이 부진해지자 내수 진작을 위해 온갖 '당근'을 꺼내 들었지만, 중국 소비자들은 경제 위기감 속 지갑을 잘 열지 않고 있다. 게다가 국내총생산(GDP)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심화하고 그 여파가 금융업계까지 번지면서 중국발 리먼 사태가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2021년 말 디폴트를 선언한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법 15조(챕터 15)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했고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로 부상한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도 지난 7일 만기가 돌아온 액면가 10억 달러 채권 2종의 이자 2250만 달러(약 300억 원)를 지급하지 못하면서 경제위기감은 한층 더 고조됐다.

영국에 본사를 둔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에번스-프리차드(Julian Evans-Pritchard) 중국 대표는 CNBC에 "LPR의 실망스러운 발표는 PBOC가 신용 수요를 되살리기 위해 필요한 훨씬 더 큰 금리 인하를 수용할 가능성이 낮다는 우리의 견해를 강화한다"면서 "경기 부양책이 주도하는 경제 활동의 회복에 대한 희망은 재정 지원 확대 전망에 크게 좌우된다"고 지적했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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