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취역한 일본해상자위대의 다이게이급 3번함 하쿠게이함이 수면부상 항해를 하고 있다. /마루망 트위터 캡쳐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대응해 일본이 잠수함 전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력 소류급을 잇는 차세대 잠수함 다이게이급 2번함 '하쿠게이(白鯨, 함번 SS514)'함을 취역시켰다.일본은 지난해 10월 진수한 다이게이급 3번함 '진게이(迅鯨)'함을 내년 3월께 취역시킬 예정이다. 중국 해군력 증강으로 일본은 잠수함 전력 증강 압력을 받고 있다.

하쿠게이함은 기준 배수량이 3000t급, 수중배수량이 4200t을 넘는 대형 재래식 잠수함으로 디젤엔진과 리튬이온배터리를 결합한 디젤-전기 추진체계를 탑재해 조용하면서도 잠항시간이 길다. 수중 작전중 리튬배터리로 동력을 전환하면 사실상 소리가 나지 않아 적 잠수함은 탐지가 어려운 잠수합으로 평가된다.

네이벌뉴스 등에 따르면, 일본해상자위대는 20일 가와사키중공업 고베공장에서 하쿠게이함 취역식을 가졌다. 하쿠게이함은 앞으로 전력화 과정을 거쳐 작전배치된다. 해상자위대는 히로시마현 구레(吳) 기지에 하쿠게이를 배치하기로 했다.

하쿠게이는 '하얀 고래'라는 뜻으로 지난해 3월 도입한 자위대 최대 잠수함인 '다이게이'(大鯨)급 2번함이다.

20일 취역한 일본의 다이게이급 잠수함 2번함 '하쿠게이'함이 정박해 있다. /해상자위대 트위터 캡쳐

하쿠게이함인 길이 84ｍ, 너비 9.1ｍ, 흘수(수면 아래 잠기는 부분 높이) 10.4m이며 기준배수량은 약 3000t이다. 승조원 정원은 약 70명이다. 건조비는 720억 엔(약 7200억 원)이 투입됐다.

하쿠게이함의 외형은 소류급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선 음향흡수소재를 사용하고 리튬이온 배터리로 운전해 소음을 줄이는 등 적이 탐지하기 어려운 스텔스 성능을 강화했다. 내부는 완전히 다르다.공기불요체계(AIP) 추진체계를 장착한 소류급 10척과 달리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잠항 시간을 늘렸다. 소류급 마지막 2척도 리튬이온 배터리 추진체계를 탑재했다. 수중 최고속도는 시속 20노트에 이른다.

음향탐지기와 전투지휘체계의 성능도 향상됐고, 소류급 잠수함 4척에 적용된 적 어뢰 공격을 막기 위한 어뢰대응체계(TCM)도 갖춰 생존성을 높였다.

공격력도 향상됐다. 89식 중어뢰나 89식 어뢰보다 속도, 탐지능력 등이 향상된 18식 어뢰, 최대 사거리 248km인 UGM 84L 하푼 블록-2 대함 미사일 등으로 무장한다. 89식 어뢰는 최고속도가 시속 70노트(시속 130km)에 이르고 능동수동 유도방식을 채택했다.

하쿠게이함의 취역으로 해상자위대가 보유한 잠수함은 750t급 '오야시오'급 8척, 약 2950t인 소류급 12척과 3000t급 다이게이급 2척 등 22척으로 늘어났다. 오야시오급 선도함 '오야시오함은 3월 초 퇴역했다. 일본은 오야시오급 9척을 대체하기 위해 다이게이급 9척을 건조할 것으로 알려졌다.일본 해자대 잠수함 중 리튬이온 배터리 탑재 잠수함은 소류급 마지막 2척과 다이게이급 2척 등 4척이다.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아시아는 "일본이 잠수함 능력을 조용히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면서 "중국에 대한 경쟁력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은밀한 잠수함을 추가했다"고 평가했다. 콜린 고 싱가포르 라자라트남국제학대학원 리서치 펠로는 닛케이아시아에 "리튬이온 배터리는 잠수함의 잠항능력을 연장할뿐 아니라 돌진속도(burst speed)를 높인다"고 평가했다. 잠수함의 순간 돌진속도가 빨라지면 다가오는 적 어뢰를 회피할 확률을 높인다.

고 펠로는 "일본 해자대는 중국 함대의 확장에 직면해 양과 질면에서 잠수함 전력 개선 압력을 받을 것"이라면서 "해상자위대가 잠수함 수의 현상유지만 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일본의 잠수함 전력 증강을 제안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명을 현행 22년에서 30년으로 늘린다면 잠수함을 새로 건조하지 않고서도 잠수함 숫자를 30척으로 늘릴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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