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만나는 시진핑…우크라이나전 중재 여부 '주목'
입력: 2023.03.20 16:56 / 수정: 2023.03.20 16:56

시 주석, 20일부터 22일까지 러시아 '국빈 방문'
의미있는 중재자 될 지 주목…美 시선은 회의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부터 22일까지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다. 지난해 9월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양자 정상회담을 가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주석. /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부터 22일까지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다. 지난해 9월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양자 정상회담을 가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주석. /AP·뉴시스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다.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 대면 회담을 갖는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7개여월 만이다.

시 주석은 이날부터 22일까지 사흘 간 방러 일정 중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사태, 중러 관계, 미국 대응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는 데 의미있는 중재자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담을 앞두고 상대국 관영매체에 기고문을 실었다. 양국의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며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시 주석은 기고문에 "이번 러시아 방문은 우정, 협력, 평화의 여정"이라며 "푸틴 대통령과 함께 중러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을 위한 새로운 비전과 새로운 청사진, 새로운 조치들을 구상하기를 기대한다"고 썼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복잡한 문제에 간단한 해법은 없다"며 "중국이 제안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법은 각국의 합리적 우려를 받아들여 마련한 것으로, 위기 영향 확산을 완화하고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는데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위기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의 입장'라는 문건을 내 △각국 주권 존중 △전쟁 중단 △평화협상 개시 등 12가지를 제안했다.

푸틴 대통령도 기고문에서 "시 주석의 방문은 상호 간의 신뢰와 주권·국익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구축된 양국 협력관계의 특수성을 재확인하는 것"이라며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역사상 최고 수준이며, 냉전 시대의 정치적, 군사적 연합보다 높다"고 자평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과 관련, 배경과 진정한 원인을 이해해 준 중국의 균형 잡힌 노선에 감사하다"며 "위기 해결에 건설적인 역할을 하려는 중국의 의지를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는 데 러시아가 보조를 맞춘 것이다. 앞서 중국은 시 주석의 이번 방러의 주요 목적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중재'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방러는 평화를 위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지역 이슈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에서 위기 해결을 위해 화해를 권고하고 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의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국교 정상화를 중재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에도 나서면서 시 주석을 '국제사회의 평화 지도자'로 띄우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의 중재자 역할에 대해 회의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긴밀한 만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공정한 중재자'가 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2차 대전 이후 미국과 많은 동맹·파트너가 구축한 규칙에 기반한 질서에 혼란을 주려는 게 중국과 러시아의 국가안보 전략"이라며 "중국은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지 않았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서방의 잘못이라는 데에도 동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국 회담에서 나오는 휴전은 지금까지 러시아의 점령을 재가하자는 내용일 것"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미국 정보 당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기간 러시아가 많은 국가로부터 고립됐지만, 중국과의 관계는 깊어졌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시 주석이 평화적 임무로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하지만 미국과 유럽 당국자들은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줄 목적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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