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반도 상공에서 한국 공군과 연합 공중훈련을 벌인 B-52H 전략폭격기. /보잉컴퍼니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미국 공군의 전략폭격기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성층권요새)'가 한국 전투기와 연합공중훈련을 벌였다. 3개월 만에 한반도 상공을 난 이 폭격기는 최대 사거리 2400km이상에 최대 150킬로톤(kt=TNT 1000t)의 폭발력을 내는 장거리 핵탄두 탑재 순항미사일을 20발 장착한다. B-52H의 한반도 전개가 북한에 던지는 메시지는 대단히 엄중하다.

주한미군은 지난 6일 "한국과 미국 공군은 오늘 미 공군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가 한반도 상공에 다시 전개된 가운데 연합공중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은 보도자료에서 "이번 미한 연합공중훈련에서는 한국 공군의 F-15, F-16 전투기가 미국의 전략폭격기 B-52 를 호위하며 한국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해 연합비행작전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주한미군은 "이번 훈련은 연합방위능력을 과시하고 한반도 방어를 위한 확장억제력을 제공함으로써 한미간 상호운용성을 향상할 기회를 동맹에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은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우리의 공약은 여전히 철통같다"고 강조했다.

B-52H의 한반도 전개는 지난해 12월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B-52H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탑재된 핵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미니트맨 3와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히는 전략 자산이다.

미공군의 B-52H 폭격기가 착륙기어를 내린 채 하강하고 있다. /미공군

미공군에 따르면, B-52H는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장거리 전략 폭격기로 최대 1만5151m 고도에서 음속을 조금 밑도는 아음속 속도(마하 0.84)로 비행할 수 있다. 항속거리는 8800마일이다. 공중급유를 하면 무한대로 난다.

B-52H는 전략 공격, 근접 항공 지원, 공중 차단, 공세적 대공과 해상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각종 무기 31.5t을 싣는다. B-52H형의 무서운 점은 바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공중발사순항 미사일 AGM-86B를 최대 20발 적재한다는 점이다. 이 미사일은 길이 6.3m,지름 62cm, 무게 1.43t에 W80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이 핵탄두의 폭발력은 5킬로톤(kt)에서 150kt으로 조정할 수 있다. 이 순항미사일은 음속을 조금 밑도는 마하 0.73(시속 890km)로 2400km 이상을 비행한다. 양 날개 아래 각 6발, 내부 무장창에 회전식 발사대에 8발을 단다.유사시 북한의 지대공 미사일 사거리 훨씬 밖에서 북한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인 셈이다.

B-52H가 장거리 순항미사일 AGM-88B를 발사하고 있다. 사진=미 공군

B-52H는 이런 임무 수행을 위해 전자광학센서, 적외선 타겟팅 포드를 장착하고 있으며 조종사들은 야간투시경을 착용하고 조종간을 잡을 수 있다.

B-52H는 거대한 폭격기다. 길이 48.5m,날개너비 56.4m, 높이 12.4m다. 자체 중량만 약 83.25t이다. 연료를 가득 채우고 무기도 완전히 장착한 채 이륙하는 최대 이륙중량은 무려 219.6t에 이른다. 이 무거운 기체를 빠르게 비행할 수 있도록 기당 최대 1만7000파운드의 추력을 내는 프랫앤휘트니사의 터보팬 제트엔진 8기를 장착하고 있다.

최초 작전 능력을 가진 게 1952년 4월이며 B-52H형은 1961년 5월에 미 공군에 인도됐다. 이 시점부터 계산하면 현재 남아 있는 58대의 기령은 최고 62살이 된다. 1990년 이라크 침공작전인 '사막의 폭풍' 작전에서 연합군이 투하한 폭탄의 40%를 B-52가 투하했다.

미공군은 오는 2050년까지 B-52H를 사용할 계획으로 있다. 할아버지 폭격기를 지나치게 학대하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

jacklondo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