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새 총재에 '제로금리 설계자' 우에다 가즈오 내정...금융정책 정상화할까?
입력: 2023.02.11 11:17 / 수정: 2023.02.11 11:17

니혼게이자이 등 일본 언론 일제히 보도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BOJ) 심의위원이 도교대 교수시절 강연하는 모습/워싱턴포스트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BOJ) 심의위원이 도교대 교수시절 강연하는 모습/워싱턴포스트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BOJ) 새 총재로 경제학자 출신의 우에다 가즈오(71)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에다 전 심의위원이 일본은행 총재로 취임하면 경제학자 출신으로는 2차 대전후 첫 사례가 된다. 그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긴축 정책을 펴고 있고 일본에서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관리 목표치를 초과하는 상황에서 초저금리 금융완화 정책의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

우에다 전 심의위원은 BOJ가 2000년 제로 금리 정책 전환을 추진할 때 반대표를 던졌으나, 2002년에는 일본은행이 물가상승률 목표를 제시하고 금융정책을 운용해야 한다는 견해에 부정 입장을 밝히는 등 균형감각이 있고 비교적 유연한 태도를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는 경제학자다.

우에다 전 심의위원은 도쿄대 이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금융정책 이론가다. 그는 모교인 도쿄대와 교리츠여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1998년 4월부터 2005년 4월까지 7년간 BOJ 심의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BOJ가 1999년 제로금리정책을 도입할 때 양적완화의 이론적 토대를 제시한 설계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전통의 통화정책을 존중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11일 일본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아사히신문, 교도통신 등은 일본 정부가 오는 4월8일 임기가 만료되는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후임으로 우에다 전 위원을 지명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새 총재와 부총재 2명에 대한 인사안을 이르면 14일께 의회에 제출한다. 일본 BOJ 총재는 중·참의원의 동의를 거쳐 임명된다.

에다 전 심의위원이 일본은행의 총재가 되면 전후 첫 경제학자 출신 총재가 된다. 교도통신은 "일본은행과 재무성(옛 대장성) 이외 인사로는 1969년까지 총재로 일한 우사미 마코토씨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우에다 전 심의위원은 내정 소식이 알려진 뒤 기자들에게 "현재의 일본은행 정책은 적절하다"면서 "물가가 4%에 도달했지만 물가 전망을 감안할 때 금융완화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판단을 논리적으로 하고, 설명은 쉽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럼에도 차기 일본은행 총재는 엔화 가치 하락을 막고 초저금리 정책을 통한 대규모 금융완화의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무를 짊어져야 한다. 아베 신조 전 총리 정부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와 거리를 두면서 구로다 하로히코가 편 금융정책을 수정해야 한다. 차기 일본은행 총재로 거론된 아마미야 마사요시 일본은행 부총재가 총재직을 고사한 것도 아베노믹스의 정신 지주인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를 보좌했기 때문이다.

BOJ는 이미 금융완화 정책을 변경하고 사실상 긴축에 들어갔다.BOJ는 지난해 12월 10년물 일본국채 수익률이 제로 % 목표금리를 기준으로 ±0.25%포인트에서 ±0.50%포인트 범위에서 움직이도록 허용했다. 우에다가 '사실상'이 아닌 '실제' 긴축에 들어갈지에 일본 금융계는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우에다 전 심의위원을 새 총재로 내정했다는소식에 달러에 대한 엔화가치는 상승했다. 10일 엔화가치는 달러당 131엔에서 달러당 130.28엔으로 상승했다. 이후 달러당 130.9엔 수준에 머물렀다. 엔화가치는 미일간 금리차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0월20일 달러당 150엔에 이르는 등 20년사이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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