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이재민들 당국 수색·구조 작업에 불만
내전 중인 시리아는 구호품 전달조차 어려워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지카흐라만마라슈주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시리아 이들리브주 아즈마에 있는 건물이 무너져 있다. 이 지진으로 최소 1만 2천명이 숨졌으며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즈마=AP.뉴시스 |
[더팩트ㅣ선은양 인턴기자] 지난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한 지 나흘째인 9일 현재(현지시간)까지 1만 5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추운 날씨와 구호물품 전달 지연으로 이재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AFP·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새벽까지 튀르키예 사망자 수가 1만2천391명으로 집계됐다. 당국과 반군 측 구조대 '하얀 헬멧'이 집계한 시리아의 사망자 수는 전날 저녁까지 약 3000여명이다. 두 지역의 사망자 수를 합치면 1만 5000명을 넘어선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8일 강진 이재민들을 수용하기 위해 임시로 마련된 카라만마라스의 '텐트촌'을 찾아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고있다. /아나돌루통신 |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8일 진원지 근처 도시인 카라만마라슈에 방문했다.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10개 지역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한 지 하루 만이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도로와 공항이 파손되어 구조작업이 방해받았다"면서 미흡했던 구조 작업에 대해 인정했지만 "국가의 모든 기관이 일하고 있다"며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재민들에 대한 인근 도시의 호텔 침실 제공 계획을 밝혔다.
대통령의 설명과 달리 튀르키예 남부 전역에서는 이재민들이 추운 날씨 속에서 텐트나 자동차에 임시거처를 마련해 생활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잠옷 차림이며 신발이 없는 사람도 많았다고 NYT는 전했다. 이재민들 사이에서는 수색·구조 작업에 필요한 장비와 전문지식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방문한 카라만마라슈에서 가족을 잃은 한 유족은 "자원봉사자들은 여기에 있었지만 국가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6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주 아즈마린 마을에서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로 파손된 차량 한 대가 보이고 있다. /아즈마린=AP.뉴시스 |
시리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10년 이상 내전이 지속되고 있는 시리아는 미국과 EU의 제재를 받고 있어 국제사회의 원조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없다. 특히 이번 강진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 가운데 절반은 정부군과 내전 중인 반군 통제 지역으로 구조대 파견이 어렵다.
UN에 따르면 시리아 내에서 약 1,100만 명이 지진으로 피해를 입었고, 이들은 시리아 내에 남아있는 UN 인력과 구호 기관에 의존하고 있다. 벤람리 유엔 시리아 상주 조정관은 8일 기자들과의 화상 브리핑에서 "UN의 인도적 지원 재고가 며칠 안에 바닥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 정부는 서방에 공식 지원 요청을 한 상태다. 야네스 레나르치치 유럽연합(EU) 인도적 지원·위기관리 담당 집행위원은 시리아로부터 공식적인 지원 요청을 받음에 따라 8일 회원국들에 의약품과 식량 지원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에서는 이번 대지진으로 피해를 겪은 튀르키예와 시리아 이재민들을 돕기 위한 인도적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8일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총 650만 유로(약 88억 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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