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출간된 회고록에서 "김정은은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에 미국인들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2019년 6월 30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경기 파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자유의 집에서 회담을 마친 뒤 대화를 나누며 나오는 모습. /뉴시스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이 회고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자신과 북한을 중국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주한미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출간된 폼페이오 전 장관의 '한 치도 물러서지 말라, 내가 사랑하는 미국을 위한 싸움'(Never Give an Inch, Fighting for the America I Love) 회고록에서 2018년 3월 30일 첫 방북 길에 김 위원장과 대화한 상황을 묘사하며 이같이 적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김 위원장이 2018년 "북한을 중국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주한미군이 필요하지만 중국은 한반도를 티베트나 신장처럼 다루기 위해 미군이 떠나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이 늘 '주한미군이 한국을 떠나면 김 위원장이 크게 좋아할 것'이라고 말한다"고 하자 김 위원장이 크게 웃으며 "'중국인들은 거짓말쟁이'라고 외치고 테이블을 쳤다. 김정은은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에 미국인들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또, "김정은은 보호가 필요했다. 이 점이 중요하다는 것을 과소평가했다. 한반도에서 미국 미사일이나 지상 전력이 증강되는 것을 북한이 전혀 싫어하지 않는다"며 "중국 공산당은 김 위원장에게 협상을 타결할 재량권을 거의 주지 않았다. 북한 문제는 항상 중국 공산당과의 대리전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이 '한 치도 물러서지 말라, 내가 사랑하는 미국을 위한 싸움'(Never Give an Inch, Fighting for the America I Love) 회고록을 출간했다. /뉴시스

회고록에는 지난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의 만남에 대해서도 적혔다. 이는 미국의 반대에도 문 대통령이 참석을 강하게 요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내용이다.

그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시각이 달랐던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이 역사적 만남에 참여하고 싶었다면서 특히 문 대통령이 폼페이오에게 여러 차례 직접 전화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만 만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고, 문 대통령은 이를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할애할 시간이 없었고 문 대통령을 존경하지도 않았다"면서 "판문점 회담 때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김정은을 맞이한 뒤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53분 동안 자유의 집에서 기다리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cuba2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