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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BOJ) 총재.BOJ는 오는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여는데 완화적 통화정책을 변경할지에 일본은 물론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오는 17~18일 통화정책 회의인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연다. 일본 도쿄도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대비 4%로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BOJ의 정책 변경에 대한 시장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 중앙은행의 올해 첫 통화정책회의에서 선진국 중에서는 유일하게 통화 완화를 해온 BOJ가 뒤늦게 정책 방향을 바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는 17~18일 BOJ 금융정책회의를 앞두고 이번주 마지막 거래일인 13일 일본의 국채금리는 급등했다. BOJ가 12일 금리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잔존 만기 1~25년인 국채 4조6144억 엔(한화 43조 9600억 엔) 이상을 사들였지만 아무런 효험을 내지 못했다. 만기 10년인 일본 국채 금리는 장중 0.545%까지 상승(채권 가격은 하락)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0.5%를 넘어선 것은 2015년 6월 이후 7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또 BOJ가 지난달 20일 장기금리 목표 변동폭을 기존 '0％에서 ± 0.25％ 정도'에서 '0％에서 ± 0.50％ 정도'로 확대한 이후로도 처음이다.
BOJ는 지난해 12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끝난 후에 연 통화정책회의에서 일본 중앙은행은 국채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의 기준인 변동폭을 ±0.25%에서 ±0.50%로 변경했다. 바로 YCC 정책이다. YCC는 특정 만기일의 국채 금리 목표치를 정하고 그 수준을 유지하도록 국채를 매입하거나 매도하는 통화정책이다. 일본은 YCC를 통해 기준금리 -1.0%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외 금융시장에서는 다음 주 BOJ 금융정책 회의에서 BOJ가 YCC 정책을 수정하는 등 채권시장 수익률 왜곡을 바로잡기 위한 추가 조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증권의 박승진 연구원은 13일자 보고서에서 "일본의 10년 금리는 새로운 관리 목표 상단인 0.50%에 도달했고, 달러대비 150엔까지 상승한 엔달러 환율은 130엔 아래로 떨어졌다"면서 "정책 강도를 압박할 수 있는 달러 강세 환경은 지난 4 분기 이후 약화됐으나 일본 중앙은행의 완화 정책에 대한 평가와 동시에 추가 조치에 대한 시그널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서도 늘어날 여지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일본 도쿄도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3.9로 전년 동월 대비 4% 상승했다. 니혼게이자이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3.8%을 웃돈 수치다.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6.5%이고 유럽이 9.2%인 것에 비해 낮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일본에서는 이는 1982년 4월(4.2%상승) 이후 최대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일본의 소비자물가가 20년 동안 우상향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승진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이 피크아웃 흐름을 보이기 시작한 상황과는 다르게 일본은 여전히 가파른 우상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일본의 임금상승률이 0.5% 수준에 그쳐 상대적으로 낮은 물가상승률에 비해 인플레이션에 따른 실질 구매력(실질임금:은 3.8% 감소) 훼손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통일교, 증세 등의 이슈들과 함께 인플레이션이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지지율 하락 이유로 작용 한다는 시각도 BOJ의 정책 변화를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하나증권의 하건형 수석연구원도 "18일 BOJ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지난해 12월 YCC 정책 변화로 추가 긴축 가능성 제기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12월 회의 이후 정책 당국은 통화완화 지속 의지를 피력한 만큼 정책 논조 변화는 제한되겠으나 정책 변화 기대를 꺾지는 못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jacklondo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