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국립은행(SNB) 본관 전경. /위키피디아 |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국립은행(SNB)이 116년 역사에서 최대 손실을 기록했다.스위스 통화인 스위스프랑의 가치 상승에 따른 보유 외환손실 탓으로 손실 규모는 스위스 국내총생산(GDP)의 약 18%에 이르는 규모다.
미국 CNBC는 9일(현지시각) SNB가 2022 회계연도에 1320억 스위스프랑(미화 1430억 달러, 약 178조 원)의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1 회계연도에는 SNB는 260억 스위스프랑의 흑자를 냈으나 1년 만에 대규모 손실로 전환했다.
이는 SNB 116년 역사에서 최대 손실로 스위스 GDP 추정치 7445억 스위스프랑의 약 18%에 해당한다고 CNBC는 전했다. 종전 최대 손실은 지난 2015년 기록한 230억 스위스프랑이었다.
이 때문에 SNB는 스위스 정부와 회원국들에게 배당을 하지 않을 방침이며 주주들에 대한 배당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SNB 손실 중 1310억 스위스프랑은 프랑화의 평가절상에 따른 보유외환 포지션 손실에서 생겼다. 지난해 6월 중순 이후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스위스프랑에 몰리면서 프랑당 1유로 이상의 높은 값에 거래됐다. 스위스는 지난 2015년 유로당 1.2프랑 페그제를 폐기했고 이후 스위스프랑가치는 일시 유로당 1프랑 이상으로 잠시 급등했다. 스위스의 기준금리 인상도 스위스프랑 가치 상승에 기여했다. SNBS는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1%로 상향했다. 이는 지난해 세 번째 금리인상으로 3% 뛴 물가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였다.
또한 증시 하락으로 보유중인 주식과 채권 포트폴리오에서도 손실이 발생했다.
그나마 보유금에서 4억 프랑의 수익이 났다.
카르스텐 유니우스 스위스 J 사프라스 사라신 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이런 손실에도 SNB는 통화정책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며 올해 기준금리를 2%로 100bp(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위스의 인플레이션이 유로존보다 목표치인 2%에 가까웠다"면서 "SNB도 보유액 밸류에이션(가치)을 재건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유럽중앙은행(ECB)보다 이익을 내는 데에 시간이 덜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SNB는 이미 올해 더 높은 시장금리를 받을 것이고 ECB는 낮은 수익률의 채권을 보유해 앞으로 몇년간 수익성이 없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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