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창업자, 3200억 보석금 한 푼도 안 내고 '호화 귀가'
입력: 2022.12.25 13:59 / 수정: 2022.12.25 13:59

가상화폐 사기 혐의 핵심 인물…부모 자산 담보로 석방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부모 자산을 담보로 석방됐다. /AP.뉴시스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부모 자산을 담보로 석방됐다. /AP.뉴시스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가상화폐 사기 혐의 등으로 미국으로 송환됐던 가상화폐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3200억 원에 달하는 보석금 중 자신의 돈은 한 푼도 내지 않은 채 풀려났다.

뉴욕타임스(NYT)와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은 지난 22일(현지시각)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뱅크먼-프리드의 석방을 허가했다.

앞서 법원은 사기와 돈세탁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뱅크먼-프리드에 대한 보석금으로 재판 전 역대 최대 규모인 2억5000만 달러(약 3207억5000만 원)를 책정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보석금은 피고인의 중범죄 혐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의미에서 책정된다. 실제로는 명시된 금액의 10% 정도에 해당하는 자산이 담보로서 뒷받침되면 보석이 허용된다.

그러나 뱅크먼-프리드는 보석금 중 본인 돈은 한 푼도 내지 않고 석방됐다. 다만 부모의 집을 담보로 제공하며 보석이 집행된 것이다. 부모는 뱅크먼-프리드가 석방 조건을 어길 경우 보석금을 납부하겠다는 보증을 섰다. 또한 뱅크먼-프리드는 내년 1월 5일까지 상당한 재산을 보유한 두 명의 보증인을 더 세워야 한다.

NYT는 "보석금은 본질적으로 피고인이 법정에 출두하겠다는 약속에 해당하고 뱅크먼-프리드가 이 보석금을 내도록 강요되지는 않는다"며 "만약 뱅크먼-프리드가 앞으로 법정에 출두하지 않으면 그의 부모 집이 압류된다"고 설명했다.

제공된 뱅크먼-프리드의 부모 집의 가치는 400만 달러(약 51억 원)로, 보석액의 10%도 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에 미국 검찰이 뱅크먼-프리드의 미국 송환을 위한 협상으로 그가 요구한 보석을 받아들였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NYT는 "뱅크먼-프리드의 미국 송환은 매우 복잡한 과정이고, 장기간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뉴욕 검찰이 뱅크먼-프리드의 송환과 보석을 놓고 패키지딜을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즉 3200억 원의 보석금은 상징적인 금액이었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FTX 가상화폐 사기의 핵심 인물로 규정된 뱅크먼-프리드가 돈을 내지 않고 석방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또한 석방된 뱅크먼-프리드가 뉴욕 JFK 공항에서 아메리칸 항공 라운지를 이용한 뒤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타고 부모님의 집으로 향한 것으로 확인돼 '호화 귀가'라는 지적도 나왔다.

sstar120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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