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이란이 자국에서 설계한 공격용 무인기를 러시아에서 제조해 수백대를 공급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는 이란산 샤헤드-136 자폭드론으로 우크라이나의 발전소 등 주요 시설을 집중공격하고 있다.
미국의 유력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9일(현지시각)는 미국과 서방 보안 당국의 정보를 인용해 러시아와 이란 관리들은 11월 초 이란에서 열린 회담에서 이같이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WP는 3명의 관리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와 이란은 무인기를 몇 달 안에 생산을 시작할 수 있도록 설계와 핵심 부품을 이전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러시아가 자체 조립 라인을 획득하면 값이 싸면서도 파괴력은 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의 성격을 바꾼 무기 체계 즉 드론 보유량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그러나 러시아내에서 생산할 이란제 드론 기종은 명시하지 않았다. 이란은 러시아에 샤헤드-131과 샤헤드-136 드론,모하제르-6 등의 드론을 공급했다. 이중 자폭 드론인 샤헤드-136을 러시아에서 생산할 공산이 커 보인다.
러시아는 지난 2월 개전 이후 정밀 타격 무기를 많이 써 확충 필요가 커졌고 이란은 러시아에서 자폭 드론을 제조할 경우 유럽의 제재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이같은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신문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8월 이후 이란제 공격 드론 400기 이상을 투입했으며 이 중 다수는 발전소와 상수도시설 같은 민간 시설 공격에 사용됐다.
러시아는 점령한 우크라이나를 포기한 이후 순항미사일과 자폭 드론을 사용해 우크라이나 주요도시를 무자비하게 공습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미국은 앞서 15일 러시아로 이란제 무인기를 보내는 데 관여한 기업 등을 제재했다.미국의 제재는 이달 초 이란 외무장관이 처음으로 러시아에 이란 드론을 공급했다고 인정한 이후 나온 것이다.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드리엔 왓슨 대변인은 WP에 보낸 입장문에서 "이란과 러시아는 세상에다 거짓말을 할 수 있겠지만 사실을 감출 수 없다"면서 "이란은 무기와 러시아 작전을 지원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살해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비판했다. 왓슨 대변인은 "미국은 동맹과 파트너국들과 함께 이란이 이런 무기를 제공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사용하는 것을 노출시키고 저지하며 대응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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