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에 미국이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18일(현지시각) 3%대 하락했다. 미국 석유회사의 노스다코타 유전에서 원유를 퍼 올리는 펌프잭이 움직이고 있다. /헤스코퍼레이션 |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에 따른 원유수요 감소 우려에다 미국이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3%대 하락했다.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선거에 부정의 영향을 줄 유가 상승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8일(현시기각)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3.09%(2.64달러) 하락한 배럴당 82.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3.48% 하락했다.WTI는 최근 3거래일간 7%대에 하락했다.
같은 시각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12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2.67%(2.45달러) 내린 배럴당 89. 17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는 글로벌 리세션(경기둔화) 우려 속에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SPR 추가 방출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하락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SPR을 최소 1000만~1500만 배럴을 추가로 방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번 주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3월 말에 6개월간 하루 100만 배럴의 비축유 방출을 승인했다. 이는 총 1억8000만 배럴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에 방출될 비축유는 1억8000만 배럴의 막바지 물량으로 보인다. 그동안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1억6500만배럴 가량이 방출됐지만 유가와 석유제품 가격은 계속 상승했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다음 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에너지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비축유 방출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SPR 재고량은 바이든 취임 당시 6억4000만 배럴 에서 현재 4억 500만 배럴로 낮아졌다. 비축 원유를 풀어도 유가가 하락하지 않고 있는 만큼 비축유 방출에 대한 회의론도 적지않다.
에너지상품과 거시경제 조사회사 '에너지 애스펙츠'의 암리타 센(Amrita Sen) 대표는 앞서 17일 CNBC에 출연해 "바이든 행정부가 SPR에서 약 1억 배럴을 추가로 방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 물량은 시장을 넘쳐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센 대표는 "미국의 전략비축유는 소매 연료가격을 낮추는 데 활용되고 있는데 이는 비축유의 본래 목적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분석가는 "미국의 SPR은 1982년 이후 40년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나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과 관계가 썩 좋지 못한 만큼 OPEC은 맞다고 생각하면 SPR 추가 방출을 상쇄할 수 있으며 그럴 유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로이터에 "바이든 행부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유가를 낮추거나 적어도 애는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기회가 적다"면서 "백악관은 갤런당 4달러인 휘발유 가격을 탐탁지 않게 여겨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신호를 줬다"고 말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지난 17일 미국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갤런(약 3.78리터)당 3.888달러로 일주일 전 3.919달러에 비해 조금 내려갔지만 한 달 전 갤런당 3.682달러에 비해서는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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