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기술적 경기침체'?
입력: 2022.07.29 07:20 / 수정: 2022.07.30 00:18
미국 전분기 대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추이.2분기 미국의 GDP가 연율로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분석국
미국 전분기 대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추이.2분기 미국의 GDP가 연율로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분석국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미국 경제가 2개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했다. 다시 말해 경제규모가 위축됐다. 통상 2개 분기 연속으로 경제가 역성장하면 미국에선 경기침체에 빠진 것으로 간주한다. 이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강도높은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를 불러왔다는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조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놀랄 일은 아니다"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28일(현지시각)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로 -0.9%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분기에 비해서는 0.2% 하락했다.

지난 1분기 -1.6%에 이어 2개 분기 연속으로 미국 경제가 위축됐다.

2분기 성장률은 많은 전문가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예측한 것과 부합한다. 경제 전문 매체 다우 존스는 0.3% 성장률을 예측했는데 빗나갔다.

이에 대해 상무부는 민간 기업의 재고 투자가 감소한 것을 주요 요인이라고 지목했디. 2분기증 국내총투자가 13% 이상 감소했다. 또 주거용 고정 투자를 비롯해 연방 정부, 주 정부 등 지방정부의 지출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혔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주범인 무역수지 적자는 수출 증가에 힘입어 다소 개선됐다.개인소비지출은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인플레이션 여파로 증가율은 1%로 둔화했다.

통상 경제가 2분기 연속해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 '경기 침체'에 들어간 것으로 본다.이는 비공식 정의다. 민간 경제단체인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경기 침체를 경제 전반에 걸쳐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제 활동의 현저한 감소"라고 정의한다.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백악관은 펄쩍 뛰며 '경기침체'는 아니다고 강조한다. 2개 분기 연속으로 경제가 위축되더라도 자동으로 그것이 침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는 점을 계속 상기시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온데 대해 놀랄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포츠머스=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온데 대해 "놀랄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포츠머스=뉴시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라 경제 발전 속도가 둔화하고 있지만, 이는 놀랄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올바른 경로에 있고 이런 과도기를 더 튼튼하고 안전하게 통과할 것이며 우리의 고용시장은 역사상 튼실하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실업률이 3.6%로 이례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고, 지난 2분기에만 1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됐으며, 소비자 지출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미국 경제가 건강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7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 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한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여러 지표가 있기 때문에 현재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졌다고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도 최근 NBC 방송에 출연해 "한 달에 일자리가 약 40만 개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는 침체가 아니다"고 단언했다. 옐런 장관은 "침체란 경제가 광범위하게 약해지는 것인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 장관은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이자리가 많이 창출되고 있다며 미국 경제는 침체 상태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이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재무장관 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더팩트 DB
재닛 옐런 미국 재무 장관은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이자리가 많이 창출되고 있다며 미국 경제는 침체 상태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이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재무장관 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더팩트 DB

그럼에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최근 벌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등록 유권자의 65%가 미국 경제가 침체상태로 답했다.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되고 있는 점이 주요 근거가 된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9.1%를 기록하자 Fed가 이에 대한 대응으로 강도높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경제가 수축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바로 Fed발 경기침체론이다.

또 소비자 지출 증가세 둔화도 경기침체 우려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소비자 지출은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 요소인데 최근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이번 상무부 발표에서도 2분기 소비자 지출은 1.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미국 경제는 실업률이 3.6%로 거의 완전실업 상태인데도 경기침체 논쟁이 가열되는 희안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장률 전망이 낮아지고 있지만 세계 최대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이 또한 낮은 수치는 결코 아니라는 점에서 경기침체에 대한 반론도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당초 전망치 1.4%포인트 낮춘 2.3%로 전망했다. 미국 경제 성장률은 1차인 속보치에 이어 잠정치와 확정치 등 총 3차례 발표되는 데 다음 달 25일 발표될 잠정치를 본다면 경기 침체여부를 좀더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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