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스24, DW 등 보도...한국 당국과 업체들은 철저 '함구'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폴란드가 K2 흑표전차 180대, FA-50 경공격기 48대, 48대 이상의 K9 자주포 '썬더'를 구매한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 방산업체들은 "계약당사자가 있다"며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으로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해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생산한 FA-50 경공격기가 완전무장한 채 힘차게 이륙하고 있다. /KAI |
폴란드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24는 26일(현지시각) 마리우스 부와슈차크(Mariusz Blaszczak) 폴란드 국방장관관이 인터뷰에서 한국제 FA-50,K2전차, K9자주포 구매계획을 밝혔다고 전했다.
'한국산 무기 구매 결정은 전례가 없다'는 디펜스24의 지적에 마리우스 브와슈차크 장관은 "러시아 연방의 우크라이나의 공격과 푸틴의 불예측성은 우리가 군장비 현대화를 가속화해야 함을 의미한다"면서 "한국산 무기 구매 결정 때 무기의 효율성, 인도속도, 산업혜택을 감안했다"고 답했다.
브와슈차크 장관에 따르면, K2 흑표전차는 두 단계로 나뉘어 도입된다. 1차로 올해부터 시작해 180대를 획득하고 2단계로 800대 이상을 기술이전을 통해 폴란드에서 폴란드업체가 생산할 K2PL 표준형으로 도입한다. 1단계 도입분도 궁극으로는 K2PL형으로 개량된다.
K9 자주포 구매도 단계별로 진행한다. 우선 48대를 올해부터 도입하고 2단계를 600대 이상 주문할 계획이다. 폴란드 도입 K9은 폴란드 통신체계와 토파즈(Topaz) 전투체계가 장착될 것이라고 부와슈차크 장관은 설명했다.
FA-50 구매와 관련해 부와슈차크 장관은 "FA-50 경공격기는 F-16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우리가 보유한 인프라가 무리없이 적응할 수 있고 우리가 가진 장비와 상호운용할 수 있으며 추가 현대화와 새로운 무기 도입 잠재력이 큰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FA-50으로 훈련한 조종사는 몇 시간 안에 F-16을 단독을 조종할 수 있다"면서 "훈련비용은 몇 배나 낮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폴란드군이 운용하는 M346의 효율이 낮다고 꼬집었다.
앞서 독일 매체 DW(도이체 벨레)는 마리우스 부와슈차크(Mariusz Blaszczak) 폴란드 국방장관이 트위터에 올린 글을 인용해 지난 23일 폴란드가 군사력 강화와 러시아의 침공 위협에 대응해 전차와 항공기, 자주포를 구매하는 계약을 한국과 체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리우스 부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은 지난 2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다음주에 계약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와슈차크 장관은 트윗에서 "이번 계약으로 우리는 폴란드의 안보와 폴란드 육군의 힘을 상당히 증강시킬 것"이라면서 "신속한 인도와 산업 발전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인들과 방산업계의 종종 다양한 견해를 조화시켰다"고 전했다 .
폴란드 매체 폴리티체(Polityce)도 부와슈차크 장관의 말을 인용해 이번 계약은 FA-50 48대, K2 180대, 수량미상의 K9 자주포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도했다고 DW는 전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생산하는 FA-50 '파이팅 이글'은 고등훈련기 T-50 '골든이글'을 개량한 것으로 고등훈련과 경공격기로 쓰이고 있다. 최고속도는 마하 1.5이며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합동직격탄(JDAM) 등의 폭탄을 탑재할 수 있다. 필리핀 등에 수출됐다. FA-50 경공격기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이 운용 중인 F-16 전투기와 호환성이 높으며, F-35와 같은 5세대 전투기 교육훈련에도 최적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로템이 생산하는 K2 흑표 전차는 120mm 활강포로 무장하고 능동방어장치(APS) 등 방어력을 강화한 전차다. 자동장전장치를 채
현대로템이 폴란드에 제안한 K2PL 모형. /IFE통신 |
택해 승무원은 3명이다. 현대로템은 노르웨이와 이집트, 폴란드 등 수출을 추진하면서 각국에 맞는 사양을 개발해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폴란드형인 K2PL은 폴란드인들의 큰 키를 반영해 보기륜을 7개로 하나 더 늘렸다.
한화디펜스가 생산하는 K9 자주포는 분당 3~6발을 지속 사격할 수 있으며 최대 사거리가 40km에 이른다.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공여해 실전에 투입된 '크랩' 자주포는 K9 자주포의 차체를 그대로 사용한 자주포이다.
우크라이나군이 폴란드에서 인수한 크랩 자주포가 러시아군을 향해 포탄을 날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육군 페이스북 캡쳐 |
DW에 따르면, 첫 전차와 자주포는 올해 말 폴란드에 도착하고 항공기는 내년에 인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와슈차크 장관은 밝혔다.
NATO 회원국인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T-72 전차 등 다량의 구형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공여했으며 그 자리를 채우고 노후한 레오파르트 전차 등을 대체하기 위해 최신 전차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폴란드는 미국에서 M1A2 SEP v3 전차를 도입하면서도 K2 전차 도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방산업계 관계자는 "보도된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며 즉답을 피했다.방산업계 관계자는 "계약 당사자가 있는 만큼 내용을 말할 수 없다"면서 "폴란드의 FA-50 구매와 관련한 보도도 기본계약일 것이며 세부 내용을 다룰 본 계약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현호 KAI 사장은 영국 판보로에어쇼에서 기자들을 만나 "중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FA-50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유럽 수주를 바탕으로 매출 40조 원에 이르는 FA-50 수출 1000대 목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jacklondo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