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둠 "미 경제 심각한 경기후퇴 직면" vs 옐런"경기침체 아니다"
입력: 2022.07.26 11:21 / 수정: 2022.07.26 11:21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인상 앞두고 경기침체 논란 가열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25일 미국경제가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누리엘루비니닷컴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25일 미국경제가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누리엘루비니닷컴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 가운데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닥터 둠'으로 통하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25일(현지시각) 물가를 잡기 위한 Fed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행보가 자칫 물가를 잡지 못한 채 심각한 경기침체로 이어질 있다고 경고하고 나서 경기침체론이 힘을 실었다.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경기침체 징후는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28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을 발표한다.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의 국내총생산(GDP) 추정치(GDPNow)는 2분기 -1.2%로 나와 있다. 미국 경제가 1분기(-1.6%)에 이어 2개 분기 연속으로 뒷걸음질 칠 것으로 예상된 것이다. 경제학자들의 민간 연구 조직인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경기침체'를 경제 전반에 걸쳐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제 활동의 현저한 감소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27일에 나온다.Fed는 기준금리를 최소 0.7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6월에 0.75%포인트 올린데 이어 연속으로 올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Fed의 기준금리는 2.25%에서 2.5%로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Fed가 남은 세 차례 회의에서 계속 금리를 올려 약 3.5%까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미국 기준금리는 12월에 연 3.625%에 이르고 2023년 말에야 인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해 '닥터 둠'으로 통하는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 겸 루비니캐크로어소시에이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퍼펙트 스톰'이 미국 경제를 '대공황(great depression)'으로 밀어넣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누리엘루비니닷컴에 따르면, 루비니 교수는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심각한 경기후퇴와 부채·금융위기를 겪을 많은 이유가 있다"면서 "이것(경기후퇴)이 짧고, 얕을 것이라는 생각은 완전히 망상(delusional)"이라고 일갈했다.

루비니 교수는 월가의 컨센서스는 최근 바뀌었는데 많은 전문가들이 Fed는 침체를 촉발하지 않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억제되는 '연착륙'을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루비니 교수는 그 근거로 역사상 높은 부채 비율을 들었다. 특히 국내총생산(GDP) 대비 420%에 이른 선진국 경제의 부채 부담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수많은 좀비 기업들이 팬데믹 기간 중 수익을 낼 수 없는 비즈니스를 하느라 값싼 빚을 사용한 점을 지적했다. 1970년대는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속 높은 인플레이션 상태)이 발생했지만 부채비율이 낮은 반면, 금융위기 이후 부채위기가 발생했고 인플레이션은 이슈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지난 두 번의 위기와 같이 과거 위기 상황엔 막대한 통화·재정 완화가 있었다"면서 "이번에는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경기후퇴에 진입하고 있으며 재정 여유도 없다"고 설명했다.

루비니는 "이번에는 스태그플레이션 여건에다 역사상 채비율이 높다"면서 "이는 재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24일 CNN에 출연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래리서머스 닷컴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24일 CNN에 출연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래리서머스 닷컴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도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했다. 서머스 교수는 지난 24일 CNN 방송에 출연해 "Fed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만큼 경기침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물가가 크게 오르고 고용이 낮을 때 경기 침체가 따라올 가능성은 아주 높다"면서 "중앙은행과 정부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은데 위험을 외면하는 타조처럼 행동한다면 나중에 더 큰 고통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머스 교수는 경기침체 위험은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Fed의 강력한 조처가 필요하다며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사진은 재닛 장관이 최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재무장관 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모습./더팩트DB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사진은 재닛 장관이 최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재무장관 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모습./더팩트DB

반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미국의 경제 성장 속도는 둔화했지만, 노동시장은 아직 견고하다며 경기 침체 우려를 일축했다. 옐런 재무장관은 같은날 CNBC에 출연해 "미국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경제의 많은 부분이 아직 견고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소비 지출이 증가하고 있고 일자리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 데다 실업률은 3.6%로 거의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옐런 장관은 지난 3개월간 평균 37만5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면서 "우리는 매우 강력한 노동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것은 경기 침체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2분기 연속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다고 해도 NBER이 이 시기를 경기침체로 규정한다면 놀랄 것"이라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2021년은 역사상 빠른 성장 속도에서 성장이 느려지는 전환기에 있다"면서 "우리는 꾸준하고 지속 가능한 속도로 성장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둔화가 필요하고 또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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