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중앙은행의 고민...'흐리브냐' 통화가치 25% 평가절하하면서도 25%인 금리 유지
입력: 2022.07.23 16:54 / 수정: 2022.07.23 18:23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인 NBU가 지난 21일 달러환에 대한 자국 통화 흐리브냐 가치를 25% 평가절하 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우크라이나 시민이 지난 5월28일 키이우 시내 환율 게시판 앞을 지나고 있다./키이우포스트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인 NBU가 지난 21일 달러환에 대한 자국 통화 '흐리브냐' 가치를 25% 평가절하 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우크라이나 시민이 지난 5월28일 키이우 시내 환율 게시판 앞을 지나고 있다./키이우포스트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강도높은 금리인상으로 미국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자국 통화 '흐리브냐'의 가치를 한 번에 25% 평가절하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달서 강세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경제 특징 변화, 다른 나라 사정을 감안했다는 게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의 설명이다.

달러화 대비 흐리브냐의 가치가 평가절하되면 그만큼 달러로 표시하는 우크라이나 상품의 가격이 내려가 가격 경쟁력을 갖는다. 밀과 옥수수 등 곡물이 주요 수출품인 우크라이나는 곡물가격 하락으로 수요가 늘어나도록 해 수출업체들의 외화자금 유입을 거둘 수 있다. 반면, 수입물가가 올라 국내 물가가 급등하는 결과를 낳는다. 우크라이나는 이런 우려에도 현재 25%인 기준금리를 2024년 2분기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정책의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형국이다.

23일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와 키이우인디펜던트,러시아 매체 러시아투데이(RT)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인 우크라이나국립은행(NBU)는 지난 21일(현지시각) 평가절하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날 환율은 달러당 29.25흐리브냐에서 달러당 36.5686흐리브냐로 결정됐다고 NBU는 밝혔다. 흐리브냐 달러 환율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우러 말에는 달러당 29.25 흐리브냐에서 계속 상승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인 우크라이나국립은행(NBU) 본관 정면 모습. /키이우포스트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인 우크라이나국립은행(NBU) 본관 정면 모습. /키이우포스트

이번 조치는 우크라이나가 주요 채권단에 대해 채무 상환 연기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온지 하루 만에 발표됐다.NBU는 성명에서 "전쟁 중 우크라이나 경제의 근본적 특징 변화, 다른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 강세 등을 감안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평가 절하로 우크라이나 제조 생산업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전쟁 기간 동안 경제 회복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NBU는 설명했다.

키릴 셰브첸고(Kirill Shevchenko) NBU 총재는 "현재 환율은 현실에 더 이상 맞지 않다"면서 "새로운 환율은 우크라이나 경제의 닻이 될 것이며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크라이나 경제가 더 회복력을 갖도록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환율을 고정하면 NBU가 인플레이션을 억제력을 유지하고 금융체계의 중단없는 기능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흐리브냐 평가절하로 수입물가가 올라가고 시차를 두고 우크라이나 국내 물가를 끌어올일 것으로 예상된다. NBU에 따르면, 전쟁이 준 충격으로 우크라이나의 인플레이션은 지난해와 비교해 21.5% 상승했다. NBU는 연말께 우크라이나의 인플레이션이 30%를 초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서는 금리인상과 통화가치 제고 등을 추진해야 하는데 전쟁 중이라 NBU는 연 25%인 기준금리를 오는 2024년 3분기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NBU는 올해 우크라이나의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와 견줘 3분의 1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세계은행은 45% 위축될 것으로 내다본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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