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최수진 기자] 스리랑카가 최악의 경제난을 맞은 가운데, 이번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스리랑카 대통령이 사임을 결정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이 오는 13일 공식 사임한다. 9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대가 대통령 관저를 습격하고,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에 있는 총리의 사저에 방화하는 등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자 사임을 결정했다.
마린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하원의장은 영상으로 성명을 내고 "라자팍사 대통령이 다음주 수요일에 자신의 직책을 내려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스리랑카 국회의장 역시 "7월 13일 사임하기로 한 결정은 평화적인 권력 이양을 보장하기 위해 내려진 것"이라며 "(사임 결정이 나왔으니) 국민들이 법을 존중하고, 평화를 유지하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권력 이양 방식과 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이번 논란은 스리랑카의 경제 불황이 심화하면서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정권을 장악해온 라자팍사 가문이 시위대의 주요 타깃이 됐다. 실제 라자팍사 대통령은 지난 2019년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형 마힌다 라자팍사를 총리로, 동생 바실 라자팍사는 재무부 장관으로 두는 등 가족들이 정국을 장악해왔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인구 2200만 명의 섬나라 스리랑카는 70년 만에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라며 "외환보유액이 바닥나면서 연료, 식품, 의약품 등 주요 생필품의 수입이 제한적으로 이루어졌고 그 결과 1948년 독립 이후 최악의 경제난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지난달 스리랑카의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54.6% 급등했고, 앞으로 몇달 안에 70%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과도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국민들이 곤경에 빠졌다"고 덧붙였다.
jinny0618@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