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의 고강도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와 경기침체 우려로 유가가 17일 크게 내렸지만 수급여건이 빠뜻해 하락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미국 헤스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노스다코타주 펌프잭이 움직이고 있다./헤스코퍼레이션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원유감소 염려로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4주 사이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에 이어 다음달에도 강도높은 긴축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한 이후 달러가치 치솟고 경기침체로 원유수요가 줄 것이라는 관측이 원유공급을 위협하는 지정학 긴장을 앞지르면서 유가는 계속 하락합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빠듯한 수급여건은 유가를 언제든지 반등하게 할 요인으로 남아 있다.

19일 CNBC와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7일(현지시각) 국제유가는 크게 떨어졌다.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는 약 5.6%,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북텍사스산원유(WTI)는 6.8% 하락했다.

영국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8월 인도분 선물은 전날에 비해 5.6%(6.69달러) 내린 배럴당 113.812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달 20일 이후 최저치다. 브렌트유 하락폭은 지난달 초 이후 가장 컸다. 주간기준으로 브렌트유는 5주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 7월 인도분 선물은 6.8%(8.03달러) 떨어진 배럴당 109.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WTI 하락 폭은 지난 3월이후 최대였다.WTI 가격은 지난달 12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간 기준으로 지난 한 주 WTI는 9.21%(11.11달러) 밀리며 8주 만에 처음으로 내렸다.

국제유가가 급락한 것에 대해 오라인 증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분석가는 "달러 강세에다 러시아가 원유 수출이 늘 것임을 시사하고 경기침체 공포가 커진 게 복합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Fed는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한 데 이어 7월에도 0.50%포인트나 0.75%포인트 인상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스위스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긴축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가 더 나빠져 원유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Fed의 금리인상에 따른 미국달러 가치 상승도 유가에 하락압력을 가했다. 달러로 표시되고 거래되는 원유는 미국달러 가치와 정반대로 움직인다. 주요 6개국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104.65로 전날에 비해 0.98% 상했다.

유가가 계속 하락할지는 미지수다. 경제활동 재개로 원유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제한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원유수입을 금지해 올 연말이면 러시아산 원유는 시장에서 완전히 제외된다.

반면,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6일 '6월 원유시장 보고서'에서 내년 원유수요가 하루평균 배럴당 1억160만 배럴에 이르러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을 능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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