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서부 자그로산맥 지하에 건설돼 있다는 지하 비밀기지에 드론이 줄지어 서 있다. 이 기지에는 드론 100기가 배치돼 있다고 이란 국영방송이 전했다./아미레커그니션닷컴 |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이란이 이란 중부를 가로지는 자그로스 산맥 지하에 건설한 비밀 드론 기지를 공개했다. 지하의 긴 터널에는 각종 드론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란인텔리전스닷컴과 이란프레스, 이란 국영방송 IRIB 등은 최근 비밀 드론 기지 내부를 공개하고 드론 100기가 배치돼 있다고 전했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중단에 대한 불만으로 이란의 드론 생산과 운용기술이 만만치 않음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인텔리전스닷컴은 모하마드호세인 바게리 이란 육군 참모총장과 세예드 압둘라힘 무사비 육군 소장이 지난달 28일 이란 서부 자그로스산맥 지하에 건설된 '전략드론기지 313'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이 기지는 지하 100m 아래에 건설됐다.
모하마드 호세인 바게리 육군 합참의장(왼쪽)과 암둘라힘 무사비 육군소장이 자그로스 산맥 지하에 건설된 '전략드론기지 313'을 시찰하고 있다./이란인텔리즌스닷컴 |
이란 국영방송 기자는 이란 서부 이라크 접경 도시인 케르만샤에서 헬리콥터로 약 40분간을 비행했다고 말했을 뿐 정확한 위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 지하기지에 배치된 드론은 100기라고 전했다. 지하기지에 배치된 드론은 '카만-22', 헬기 발사 드론 '헤이다르-2', 드론에서 발사되는 순항미아실 헤이다르-1, 정밀 유도폭탄 4발을 장착하는 감시정찰 전술 드론 '쿠드스 모하제르', 카엠-9 공대지 미사일을 탑재하는 '아비빌-5', 이란 드론 중 가장 큰 정찰감시전투 드론인 '포트로스'가 포함돼 있다.
아바빌-5 드론은 미군이 운용하는 드론 MQ-9 리퍼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카엠-9 미사일은 이란이 자체 개발한 이란판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이다.
이란 보유한 드론 중 가장 큰 포트로스.감시정찰은 물론 전투임무 수행도 할 수 있다고 한다./이란프레스 |
포트로스(사진 위)는 이란이 보유한 드론 중 가장 큰 것이다. 이란항공산업기구가 생산한 포트로스는 정찰과 감시, 전투임무 수행이 가능한 드론이다. 탑재하는 무기에 따라 작전거리가 1700~2000km에 이른다. 체공시간은 16~30시간이다.
헤이다르-1은 드론에서 발사하는 순항미사일로 사거리는 200km에 이르고 표적 타격시 최고 속도는 시속 1000km에 이른다고 이란인텔리전스는 전했다. 이날 세 발이 공개됐다.두 발은 포트로스 드론 양 날개 아래에 전시됐고 다른 한 발은 만-22 날개에 장착된 채로 공개됐다.
헤이다르-2 드론(사진 아래)은 헬기에서 발사할 수 있는소형드론으로 동체 하부에 제트엔진을 달고 있다.
헬기에서 발사할 수 있는 이란의 헤이다르-2 드론과 카엠9 공대지 미사일. 뒤에 포트로스 드론이 보인다./이란 파르스뉴스 |
압둘라힘 무사비 육군 소장은 이날 공개행사에 "국산 전투장비를 장착하는 드론의 일부를 보시는 것"이라면서 "이란은 어떤 나라에도 의존하지 않으며 국가방어와 임무수행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한다는 게 가장 큰 성취"라고 주장했다. 무사비 소장은 "이란의 드론 성능개량을 포함해 우리의 전투능력 개량은 결코 중단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무사비 소장은 전략표적 타격을 위한 중무기 탑재능력을 가진 고고도 비행 장거리 드론 강화 필요성에 따라 다양한 사거리를 가진 미사일과 폭탄을 탑재하도록 기존 드론의 개량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지하드론기지에 카엠9 공대지 미사일로 무장한 '모하제르' 드론이 줄을 서 있다./파르스뉴스 |
군사 전문가들은 이란이 드론의 성능을 과장할 수 있다면서도 유조선이 지나는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과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을 감시하는 이란군의 핵심 전력이라고 평가한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드론 제조 기술이 예멘 반군 후티와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등으로 흘러 들어가 예멘과 이라크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jacklondo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