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과 에너지 가격 급등에 영국 4월 소비자물가 9% 급등
입력: 2022.05.19 09:08 / 수정: 2022.05.19 09:08

기준금리 네 차례 인상에도 꺾일 기미 없어...영국인 25% 식사걸러

영국 런던의 한 수퍼마켓의 텅빈 판매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식료품 부족 우려가 커진 영국에서는 식료품 가격이 치솟으면서 물가가 급등함에 따라 시민들이 큰 생활고를 겪고 있다./뉴시스
영국 런던의 한 수퍼마켓의 텅빈 판매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식료품 부족 우려가 커진 영국에서는 식료품 가격이 치솟으면서 물가가 급등함에 따라 시민들이 큰 생활고를 겪고 있다./뉴시스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영국의 4월 소비자 물가가 9% 오르면서 40년 사이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탓이 크다.인플레이션에다 식품가격 급등으로 영국인의 4분의 1이 식사를 거를 만큼 생활고를 겪고 있다는 설문조사결과도 나왔다.

영국 통계청(ONS)은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달 대비 9% 상승했다고 1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는 CPI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9년 이후 최고 치다. 4월 지수 상승률은 3월 상승률 7%를 크게 웃돌았고 종전 최고치인 1992년 3월 8.4% 기록도 넘어섰다.ONS는 영국의 물가가 1982년쯤보다 높은 수준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미국 CNBC 방송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을 물가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영국 에너지 규제 당국인 오프젬(Ofgem)은 천연가스 등 에너지 도매 가격 상승에 따라 지난달 1일 일반 가정의 에너지 요금 상한을 54% 인상했다. 오프젬은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영국 시장 조사업체인 칸타르(Kantar)에 따르면, 지난 4월 식료품 물가는 5.9% 상승하면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식료품 가격 급등으로 영국인들은 엄청난 생활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입소스(Ipsos)와 스카이뉴스가 영국인 2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국인의 25%는 인플레 압력과 식품위기 악화에 대한 우려로 식사를 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영국인의 80% 이상은 치솟는 생활비를 걱정하고 앞으로 6개월 동안 식품과 에너지와 같은 기본 필수품을 구입할 능력을 염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식료품 물가가 앞으로도 더 뛰면서영국인들의 삶을 더욱더 쪼들리게 할 것이라는 점이다.소매업체 막스앤스펜서는 17일 올해 말 식품 물가 상승률이 8~1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의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16일 하원 재무위원회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물가상승과 식량부족은 영국과 전 세계 나라의 진짜 걱정거리"라면서"이런 외부요인이 최근 혹은 향후 금리인상보다 물가에 더 큰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그는 세계 식량 가격 급등 현상을 '종말론의(apocalyptic)' 상황이라면서 "인플레이션 앞에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잉글랜드은행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네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 0.1%에서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인 1% 수준으로 끌어올렸지만 물가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영국 정부는 소비자물가 급등에 대처하기 위해 소득세를 내리고 저득층에 대한 보조금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고유가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이득을 보고 있는 에너지 업체들에게 세금을 물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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