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지원하다 중국 외환보유액 휴지조각 될라"
입력: 2022.04.07 11:12 / 수정: 2022.04.26 17:44

중국 경제전문가들 우려 표시...SCMP 보도

중국이 러시아를 계속 지원하다가는 미국이 중국의 외환보유액을 표적으로 삼아 제재조치를 가할 수 있는 만큼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는 중국 내 전문가들의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은행에서 해우언이 달러지폐를 헤아리고 있다. /뉴시스
중국이 러시아를 계속 지원하다가는 미국이 중국의 외환보유액을 표적으로 삼아 제재조치를 가할 수 있는 만큼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는 중국 내 전문가들의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은행에서 해우언이 달러지폐를 헤아리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 중국이 러시아를 계속 지원하다가는 중국의 대규모 외환보유액이 미국의 표적이 돼 화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중국이 대규모로 보유한 해외 자산이 자칫 가치없는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는 중국내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SCMP는 중국은 그러나 미국 국채 외에 투자할 만한 대상이 없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2월 말 기준으로 약 6200억 달러를 외환보유액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정(SWIFT) 결제망에서 퇴출시키고 외환보유액의 근 절반인 3000억 달러가 동결해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미국 정부의 러시아 제재는 미국 국채를 대규모로 보유한 중국에서 우려를 낳았다지만 전문가들은 외환보유액을 투자할 실제 대안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고 SCMP는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 인민은행 자문관을 지낸 위용딩 이코노미스트와 중국은행 부총재를 지낸 왕용리 하이샤 블록체인 연구소 이사는 중국 정부가 러시아의 제재 회피를 도울 경우 일어날 결과에 대해 미국이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서방의 제재가 중국의 해외 유가증권 투자에 미칠 영향에 대해 경고했다.

위용딩은 지난주 한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가한 것과 비슷한 제재를 직면하면 중국의 해외자산도 제로(0)가 되는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왕용리 전 부총재는 지난달 중국 경제잡지 '차이신'에 쓴 기고문에서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주로 미국과 유로와 같은 선진국 통화이며 주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에 주로 보관된다"면서 "이는 미국·유럽과 (중국의)관계가 붕괴된다면 중국의 외환보유액의 안보가 크게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중국도 이를 알고 2015년 이후 미국 국채 보유규모를 계속 줄이고 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중국 미국 국채보유량은 지난 1월 1조 600억 달러어치로 일본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SCMP는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1월 3조2200억 달러인 외환보유액의 약 3분의 1을 미국 국채에 투자한 것으로 전했다.

중국 전문가인 마이컬 페티스 중국 북경대 교수는 중국과 같은 무역흑자국은 해외 자산에 투자해야만 하는 데 미국 국채외에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페티스 교수는 "제재를 가함으로써 미국 정부는 전세계 결제시스템 통제가 미국에 엄청난 힘을 준다는 점을 보여줬다"면서 "이런 힘의 행사를 염려하는 중국과 이란, 러시아와 베네수엘라와 같은 나라들은 미국달러 외에 다른 통화를 보유할 인센티브를 갖게됐다. 그렇지만 그 뿐이다. 뭘 보유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페티스 교수는 "유로 표시 유가증권이나 일본 국채 투자도 좋은 대안은 아니다"면서 "유럽과 일본은 경상수지흑자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국제자금이 달러에서 유로로 대량으로 유힙하는 것을 환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위용딩과 왕용리는 둘다 중국의 대외 투자에 대해 미국과 유럽이 제재를 가할 경우에 대비한 대응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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