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이스라엘 정찰 드론 '써쳐'를 기반으로 생산한 정찰드론 '포르포스트'./타임스오브이스라엘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이스라엘제 정찰 드론 ‘써쳐’를 공격용으로개조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격추된 드론의 잔해 사진과 함께 이스라엘 국영 방산업체 'IAI' 이름이 적힌 명판 사진이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떠돈다. 이스라엘은 보호 무기를 제공해 달라는 우크라이나에는 퇴짜를 놓아 비난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터키제 바이락타르 TB2 드론을 사용해 러시아군을 유린하자 러시아는 이스라엘제 드론을 기반으로 개조한 드론으로 우크라이나군 공격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이스라엘은 러시아와 좋은 관계 유지를 하기 위해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블로그는 러시아 국방부가 13일(현지시각) 이스라엘제 ‘써쳐’ 드론의 무장형으로 우크라이나 표적을 타격한 것을 확인했다며 이륙하는 ‘써쳐’ 무장형 사진을 게재했다. 러시아 국방부가 소셜 미더에 게재한 동영상은 우크라이나 다연장로켓체계(MLRS)가 3km 이상의 고도에서 파괴된 모습을 보여준다고 디펜스로 블로그는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 성명은 "이번 특수작전에 참여한 공중 무인 체계가 정찰, 화력조종, 표적에 대한 무기 사용을 수행했다"고 밝혔다고 디펜스 블로그는 덧붙였다.

이스라엘 정찰드론 '써쳐'를 기반으로 생산된 러시아 무장 드론 '포르포스트-R'이 이륙하고 있다. /디펜스블로그

‘써쳐’ 무장형은 ‘포르포스트-R'로 부르며 KAB-20 폭탄 두 발로 무장한다. KAB-20 폭탄은 탄두중량 7kg, 총 중량 20kg으로 레이저 유도 혹은 위성유도를 받아 정밀도가 높다. 엔진은 정찰드론 45마력짜리의 근 두 배인 85마력 짜리를 장착했다. 러시아 자체 생산한 쌍엽 프로펠러를 장착했다.

러시아는 앞서 이스라엘 방산업체 IAI에서 라이선스를 얻어 포르포스트 정찰드론을 생산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앞서 지난 11일 우크라이나 지토미르(Zytomyr) 상공에서 러시아의 포르포스트 드론 1대를 격추했다. 디펜스 블로그는 파괴된 드론의 잔해를 보면, 모든 부분품들이 여전히 이스라엘 국영 방산업체 IAI가 제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하루 전인 12일 포르포스트는 러시아가 IAI '써쳐‘를 라이선스 생산한 정찰 드론이라라면서 이 라이선스는 2015년 러시아에 판매됐다고 전했다. 라이선스 금액은 4억 달러로 전해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러시아가 이 드론을 수십 대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스라엘의 써쳐는 1980년대 개발된 구형 모델이라고 주장했다.

격추된 러시아 드론에서 발견된 이스라엘 방산업체 IAI 명패. 사진=타임스오브이스라엘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그러나 "이스라엘 연관 무기를 러시아가 사용한 것은 다소 민감한 이슈"라면서 "우크라이나는 이스라엘에러시아 침공을 막기위한 군사지원을 제공할 것을 촉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우크라이나에 지난주 의료와 방한 장비 100t을 벤 구리온 공항에서 비행기로 보낸 것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에 인도 지원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스라엘에 보호장비를 제공할 것을 요청해왔지만 거절당했다.

이스라엘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러시아는 시리아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고 이란의 2015년 핵협상 복귀 논의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덧붙였다.

jacklondo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