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블린· 엔로 vs 코넷', 서방-러시아, 우크라이나서 대전차 미사일 대결
입력: 2022.01.31 12:43 / 수정: 2022.02.01 07:37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서방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각자의 최첨단 대전차 미사일 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 등이 러시아가 전차와 장갑차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에 대비해 대전차 미사일과 지대공 미사일을 다량 우크라이나에 보내자 러시아도 대전차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장갑차를 우크라이나 북쪽 벨라루스로 보내 대응하고 있다. 재블린과 코넷 대전차 미사일이 대결하는 형국이다.

디펜스블로그와 디펜스업데이트 등 군사 매체에 따르면, 서방과 러시아는 각각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등지에 대전차 미사일을 집결시키고 있다.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엔로(NLAW) 경량 대전차 미사일을 제공했고 미국과 라트비아 등은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공급하고 있다. 이에 맞서 러이사는 코넷 대전차 미사일로 맞서고 있다.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과 장갑차 기반 대전차 미사일의 대결이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자국 영토인 도네츠크 지역에서 지난해 12월 23일(현지시각) 미국제 재블린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 /도네츠크=AP.뉴시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자국 영토인 도네츠크 지역에서 지난해 12월 23일(현지시각) 미국제 재블린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 /도네츠크=AP.뉴시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지난달 19일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에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엔로 2000발을 공급했다면서 공급 수량은 계속 증가할 것임을 시사했다. 영국은 엔로 발사훈련을 위해 영국군 30명을 급파했다.

MBT-LAW 혹은 RB-57로도 통하는 엔로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은 스웨덴 방산업체 사브가 개발하고 사브와 탈레스, BAE, 미국 레이시언의 부품을 사용해 영국 탈레스가 생산한 것이다. 영국과 스웨덴이 채택한 것은 물론 핀란드와 룩셈부르크,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수출됐다.

구경 115mm, 길이 약 1m, 무게 12.4kg으로 작고 가벼우며 콜드론치 방식을 적용해 실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차와 장갑차 상부를 공격하는 탑어택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사거리가 짧다는 게 흠이다. 최소 사거리는 20m, 유효사거리는 600m지만 이동표적 사거리는 400m에 그친다. 조준장치를 개선한 최신형도 최대사거리가 800m에 그친다. 2~2.5km인 적 전차 사거리 안에서 목숨을 걸고 쏴야 한다. 또 포수는 2.5배율 조준경으로 발사 전 3~5초간 조준해야 한다. 적 전차에 걸리면 목숨을 잃기 십상이다. 미사일 속도도 최대 초속 200m(마하 0.7) 정도다.

무엇보다 값이 비싸다. 2008년 당시 미사일 한 발 가격이 2만 파운드(미화 3만7000달러)였다.

우크라이나 리비프지역의 184 훈련센터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영국제 엔로 대전차 미사일 훈련을 받고 있다./일리아 포르라렌코 트위터
우크라이나 리비프지역의 184 훈련센터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영국제 엔로 대전차 미사일 훈련을 받고 있다./일리아 포르라렌코 트위터

미국이 직접 제공하고 라트비아 등이 미국의 승인을 받아 공급하는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FGM-148)도 병사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이다. M47 드래곤 대전차 미사일을 대체해 1996년부터 배치됐다. 유효 사거리가 2.5km에 이르는 데다 '발사 후 망각(Fire & Forget)' 방식을 채택해 병사가 쏘고 이동할 수 있는 만큼 병사의 생존성을 높인다. 또 발사 후 급상승해 비행하다 표적을 향해 내리 꽂히듯이 날아가 전차 등의 취약한 상부를 공격해 파괴하는 만큼 파괴 정확성도 높다. 탠덤 대전차 고폭탄(HEAT) 탄두를 채용해 선행탄두가 반응장갑을 무력화하면 주탄두가 장갑을 뚫고 들어가 전차를 파괴한다.

미국 미사일 전문 생산업체 레이시언과 미국 최대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의 합작사인 '재블린 조인트 벤처'가 생산한다.

레이시언은 미사일 발사대, 유도부, 소프트웨어 등을 담당하고 록히드마틴은 미사일의 적외선 시커 등을 생산하고 조립한다.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은 발사관(무게 6.4kg)을 포함해 총중량 22.3kg으로 제법 무겁다. 미사일 길이는 1.08m다. 미사일 가격이 대당 8만~10만 달러에 이르는 고가품이라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그럼에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전에서 5000여 회 교전하면서 실전 경험을 축적하고 반영한 미사일이다.

우크라이나 자체 대전차 미사일과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제 대전차 미사일은 러시아의 '레이저 유도' 미사일을 모방한 것으로 코르사르(Corsar), 바리에르(Barier) 스키프(Skif)가 그것이다. 탠덤 대전차 고폭탄(HEAT) 탄두를 채용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018년부터 미국산 재블린 미사일을 도입했다. 미국은 지난 2017년 12월 재블린 미사일의 우크라이나 판매를 승인했고 우크라이나는 2018년 발사대 37기와 미사일 210발을 인수했다. 우크라이나는 이어 2020년 발사관 10기와 미사일 150발을 추가로 들여왔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6000만 달러 규모의 군사지원방안에 수량 미상의 재블린 미사일을 추가했다.

코넷-T 대전차 미사일 발사관을 장착한 러시아 BMP-3 장갑차가 기동하고 있다. /디펜스블로그
코넷-T 대전차 미사일 발사관을 장착한 러시아 BMP-3 장갑차가 기동하고 있다. /디펜스블로그

러시아군도 재블린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코넷-T 대전차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BMP-3를 우크라이나 북부 벨라루스에 급파하는 한편, 재블린의 전차 상부 공격을 막기 위해 '철망'인 슬랫아머를 전차 상부에 설치한 T-72B3M 전차를 도입하고 있다.

전차 상부에 슬랫아머를 설치한 러시아 흑해함대 22군단 126 해안방어여단 소속 T-72B3M 전차가 기동하고 있다./VPK
전차 상부에 슬랫아머를 설치한 러시아 흑해함대 22군단 126 해안방어여단 소속 T-72B3M 전차가 기동하고 있다./VPK

BMP-3 장갑차는 이동시 코넷-T 미사일 발사대 2기를 장갑차 안에 수납하고 있다가 필요시 전차 상부로 올려 쏜다. 두 미사일은 1초 미만의 간격으로 발사된다. 첫 번째 미사일은 적 전차의 능동방어장치가 작동하도록 하고 그 틈을 타 두 번째 미사일이 전차를 파괴한다.

발사대는 자동장전장치가 장착돼 있는데 자동장전장치에는 총 12발이 들어가고 4발이 장갑차 탄약실에 수납된다. 동시에 2개의 표적과 교전할 수 있다고 한다.

코넷 대전차 미사일은 2012년 실전배치된 이후 진화했다. 구경 152mm, 길이 1.2m에 유효사거리는 주간 100~5500m, 야간 3500m로 알려져 있다. 탄두중량 7~10kg 미사일 총중량은 27kg이며 역시 탠덤탄두를 채택했다.미사일은 파이어앤포겟과 레이저 유도방식을 사용하며 관통력은 1200mm로 알려져 있다.

BMP-3은 길이 7.2m, 너비 3.22m, 높이 2.85m에 무게 18t이다. 최고속도는 시속 72km이며 수상에서도 시속 10km로 주행할 수있다.항속거리는 600~650km다.

성능면에서 서방과 러시아의 대전차 미사일 중 어느 것이 우월하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용호상박(龍虎相搏이)요 호각지세(互角之勢)처럼 우열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 러시아가 침공할 경우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대전차 미사일이 불을 뿜고 러시아가 대전차 미사일로 반격함으로써 쌍방이 치열한 교전을 벌일 것이라는 점만 분명해 보인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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