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쿠데타 선언' 했는데…우리 대사관은 '멀뚱'
입력: 2021.02.01 16:26 / 수정: 2021.02.01 16:26
1일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 아웅산 수치 고문이 구금된 가운데 현지 교민들을 위한 대사관의 조치 등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0월 29일 수치 고문이 네피도 선거위원회 사무실에서 11월 8일 총선 조기 투표를 위해 등록하는 모습. /AP·뉴시스
1일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 아웅산 수치 고문이 구금된 가운데 현지 교민들을 위한 대사관의 조치 등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0월 29일 수치 고문이 네피도 선거위원회 사무실에서 11월 8일 총선 조기 투표를 위해 등록하는 모습. /AP·뉴시스

현지선 벌써 '현금 찾는 사람들'로 인산인해

[더팩트|문혜현 기자] 미얀마 군부가 1일 새벽 전격적으로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을 구금하고,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지역간 이동·공항 출입국 차단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현지에선 은행마다 현금을 찾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게다가 재미얀마 한인 동포들은 대사관 차원의 공지 등을 기다렸지만 사실상 아무 조치 등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교민은 <더팩트>에 "(대사관이) 아무것도 안하는 것 같다"며 불안감을 표출했다. 교민들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통해 현지 상황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군 TV는 이날 성명을 통해 "선거부정에 대응해 구금조치들을 실행했다"면서 "군은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밝혔다.

미얀마군 TV는 또 "권력이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에게 이양됐다"고 했다.

이는 앞서 집권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대변인이 언론에 전한 수치 국가고문 및 윈 민 대통령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의 구금 사실을 공식화한 것이다.

또한 이날 새벽 전격 감행된 쿠데타 이후 국영 TV·라디오 방송은 '기술적 문제'로 인해 방송을 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페이스북을 통해 내놨다. 수도인 네피도는 물론 최대 도시 양곤의 인터넷 및 전화선도 작동하지 않아 사실상 통신도 차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쿠데타가 일어난 1일 현지 시민들은 사태 악화 등을 우려해 현금 인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교민제보
쿠데타가 일어난 1일 현지 시민들은 사태 악화 등을 우려해 현금 인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교민제보

이와 관련해 미국 백악관 대변인 젠 사키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미얀마 민주주의 제도에 강력한 지지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수치 고문을 포함해 구금된 인사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대변인은 또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보고를 받았다고 부연했다.

호주 정부 또한 입장을 내고 이날 미얀마 군부가 다시 한번 정권을 잡으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수치 고문 및 구금된 지도자들을 신속히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NLD는 지난해 11월 열린 총선에서 전체 선출 의석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문민정부 2기'를 열었다. 하지만 군부는 선거 직후부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왔고, 지난달 26일부터 쿠데타 가능성을 시사했다. 군 책임자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특정 상황에서는 헌법이 폐지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군부는 유엔 및 현지 외교사절단의 우려 표명에 지난달 30일 "헌법을 준수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쿠데타를 일으켰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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