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지현 기자] '만리장성도 반한 특급 리더십!'
2012 런던올림픽에서 대한민국 남자 유도 대표팀을 지휘했던 정훈(47) 감독이 '만리장성 유도'를 이끌고 있다. 특유의 '형님 리더십'으로 한국을 넘어 중국 유도의 발전에도 이바지 하며 세계적인 지도자로 우뚝 섰다.
11살 때 유도의 길에 접어든 정 감독은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1990 베이징 아시아경기대회와 1993 헤밀턴 세계선수권대회, 1994 히로시마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올림픽 앞에서 좌절감을 맛봤다. 세계적인 기량으로 아시아를 제패했지만, 올림픽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7살의 젊은 나이에 지도자의 길에 접어든 그는 선수 시절 이상으로 노력에 노력을 더했다. '선수 시절 실패를 발판 삼아 최고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슴 속 깊이 새겼다.
'유도계 최고의 지도자' 정훈 감독./사진=이새롬 기자 |
2008 베이징 올림픽 이후 정훈 감독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대표팀 감독' 제의가 들어왔다. 항상 대표팀 감독을 꿈에 그렸던 그는 직접 선수들과 함께 고된 훈련을 펼치는가 하면, 후배들에게 보양식을 먹이기 위해 늦은 밤 지방까지 내려가는 등 '형님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했다.
이렇게 4년 동안 후배들과 항상 함께 한 정 감독의 리더십은 대표팀의 2012 런던 올림픽 성과로 이어졌다. 대표팀은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내며 1988 서울 올림픽 이후 최고의 성적을 만들어냈다. 정 감독은 후배들의 금메달 획득에 감격의 눈물을 함께 쏟아내며 전 국민을 감동하게 만들기도 했다. 2012 런던 올림픽 후 최고 영예인 '체육훈장 청룡장' 수상은 당연한 결과였다.
최고의 자리에서 정 감독은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 유도대표팀 총감독의 자리에 앉았다. 중국에서도 그의 지도 철학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 선수들에게 했던 것처럼 섬세하면서도 미래를 바라보게 만드는 '형님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었다. 그 결과 세계 100위권 밖에서 맴돌던 중국 선수들 가운데 4명이 20위 안까지 진입했다. 정 감독과 함께 중국 유도가 '전성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고를 알아야 최고가 되며, 최고만이 정답'이라는 신념을 품고 한국을 넘어 중국 유도까지 '최고'로 만들어가고 있는 정 감독. 3일 '천생 지도자'인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영상촬영=김동준,구성=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