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수의 9회말 2아웃] 2015년 144경기! 투수들에게 '독' 아닌 '득' 기대 Only
입력: 2015.01.26 16:58 / 수정: 2015.01.31 10:58

2015년에도 지난 시즌처럼 타고투저 현상이 이어질까. 올 시즌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10개 구단으로 출발하는 프로야구가 144경기로 늘어난 일정 속에서 지난 시즌에 나타난 타고투저 현상이 계속될지 주목된다. / 배정한 기자
2015년에도 지난 시즌처럼 '타고투저' 현상이 이어질까. 올 시즌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10개 구단으로 출발하는 프로야구가 144경기로 늘어난 일정 속에서 지난 시즌에 나타난 '타고투저' 현상이 계속될지 주목된다. / 배정한 기자

2015시즌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많은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시작되는 10개 구단 체제다. 그리고 144경기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 시즌에 두드러진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일각에서는 올 시즌에도 늘어난 경기 수로 인해 투수들의 고전을 점쳤다. 하지만 뚜껑은 열어 봐야 한다. 오히려 지난 시즌과 다른 양상을 띨 수도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3월 28일 잠실구장과 목동구장을 비롯해 대구구장, 광주 KIA챔피언스 필드, 사직구장 등 총 5곳에서 개막을 알린다. 팀당 144경기씩 긴 레이스에 돌입하는 가운데 신생팀인 kt 위즈의 합류로 프로야구 판도에 많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시즌에 극심했던 '타고투저' 현상이 올해에도 계속될지 팬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펼쳐지기도 한다.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겐 올 겨울을 나는 뜨거운 화젯거리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다. 경기 수가 늘어난 만큼 투수들의 등판 횟수가 증가하고, 6선발 체제가 고려되면서 그에 따라 얇아진 선발진으로 인해 마운드가 홍역을 치를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는다. 과연 그럴까. 이런 걸 예측하는 것도 프로야구 재미다.

팀 간 맞대결은 16차례다. 당연히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많은 경기 수다. 프로야구 출범 첫 해인 1982년에는 6개 팀이 80경기씩 치렀다. 경기 수가 약 두 배가량 늘어났다. 따라서 올 시즌부터는 한 팀이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4일을 가졌던 휴식기간이 사라지고 이동일인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5경기가 편성된다. 경기수는 증가한 반면 휴식기간은 줄어들었다. 따라서 무엇보다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됐다. 타고투저 현상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경기수 증가가 투수들에게 절대 불리하게 작용하라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한 시즌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MLB)에서는 30개 팀 가운데 4점대 평균 자책점을 넘은 구단은 9개 팀에 불과하다. 국내에서 NC 다이노스가 팀 평균 자책점 4.29로 국내 10개 팀 가운데 가장 낮은 기록을 보였다는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한국보다 18경기를 더 치르는 MLB도 지난 시즌에 '타고투저' 현상이 보이지 않았다.

또한, MLB에서는 콜로라도 로키스가 팀 평균 자책점 4.84로 가장 높고 가장 낮은 평균 자책점을 기록한 팀은 워싱턴 내셔널스(3.03)다. 반면, MLB 30개 팀 가운데 타율 3할대를 기록한 팀은 없다. 2014시즌에 가장 높은 팀 타율을 기록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도 2할7푼7리를 기록했다. 삼성 라이온즈(0.301)보다 2푼 이상 낮은 수치다. 꼭 경기 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투수들은 애를 먹고 타자들은 펄펄 날 수 없다고 볼 수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팀간 16차례 맞대결을 펼치며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5경기씩 열린다. / 임영무 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는 팀간 16차례 맞대결을 펼치며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5경기씩 열린다. / 임영무 기자

김태형(48) 두산 베어스 감독은 "선수들이 시즌 도중에 체력이 달린다고 말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스스로 체력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경기 수가 144경기로 늘어나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진 '타고투저' 현상이 늘어난 경기 수로 인해 투수들에게 '독'이 되면서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타고투저 현상에 대한 대책은 마련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2015시즌을 앞두고 여러 대책을 세우고 있다.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시범경기부터 타자는 타석에서 들어서면 최소 한 발은 타석 안에 둬야 하고, 위반 시에는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또 타자가 등장할 때 배경음악은 10초 이내로 하고, 타자는 음악이 끝나기 전에 타석에 서야 한다. 투수 교체시간도 2분 45초에서 2분 30초로 단축된다. 투수들이 힘을 낼 수 있는 이유다.

각 구단 사령탑들 가운데 일부는 6선발 체제를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굳이 6선발로 전환하지 않아도 5선발로 충분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올 시즌에는 많은 것이 새롭게 다가온다. 변수는 많지만 올 시즌에는 '투고타저' 가능성도 지켜봐야 한다. 체력적인 부담은 투수나 타자나 똑같다.

홈런이나 안타가 많이 나오면 팬들은 볼 재미가 있겠지만 결국 야구는 투수 놀음이다. 마운드가 탄탄한 팀이 정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번 스프링 캠프에서도 10개 구단 감독들은 마운드 강화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이다. 아울러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만큼 투수 로테이션에 대비할 것이다. 2015년은 난타전보다 마운드 싸움이 더 기대되는 해다. 투수들에게는 '위기'보다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수들이여, 설욕의 시간이 왔다. 힘을 내시라!

[더팩트 | 홍지수 기자 knightjis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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