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구·배병철기자] 문근영, 신세경, 유이 등 수많은 스타를 닮아 화제가 된 여민주(19·본명 김수진)는 소문대로 예쁘고 참한 배우였다. 하지만 인터뷰 초반 "낯가림이 있다" "말주변이 없다"며 부끄럽게 웃던 그녀는 시간이 흐를수록 본성(?)을 드러냈다.
스스로 '4차원 성향이 강하다'고 말하는 여민주는 노래방 18번이 여성듀오 비비의 '하늘땅 별땅'이며, 취미생활은 '피부와 대화하기'라고 한다. 뮤직레이싱게임 '알투비트'와 같은 게임도 좋아하는데 최근에는 인터넷 고스톱에 푹 빠져 있다며 수다를 늘어놓는다.
이밖에도 그녀는 "나는 현재 꽃 피고 있는 단계" "반짝 스타보다 한 걸음씩 올라가는 계단 소녀가 되고 싶다" 등 재치있는 입담으로 눈길을 끌었다. 때로는 남자들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청순한 외모로, 때로는 독특한 언어구사로 주위를 사로잡는 여민주의 매력을 들여다봤다.
알고보면 '엄친딸'…"비평준화고 반 1~2등 줄곧 유지"
여민주는 2005년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잡지 모델로 데뷔했다. 그리고 두 달 뒤 아침드라마 '자매바다' 오디션을 통과하며 본격적인 연기자 길을 걷게 됐다. "14살 때 처음 연기를 시작했고 이후 6년동안 반올림3, 대왕세종, 고사2 등 9편에 출연했어요. 나이는 20살이지만 연기 경력은 6년째랍니다."
연기자로 활동하면서도 학업 성적은 우수했다. "공부를 그리 잘한 편은 아니었다"는 본인의 말과 달리, 실제 성적은 비평준화인 의정부 효자고등학교에서 1, 2등을 놓치지 않았다고 한다.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거의 없었어요. 부모님도 성적이 좋든 나쁘든 크게 신경쓰지 않았거든요. 그 덕분에 연기 관련 학과에 지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올해 성균관대 예술학부에 입학한 여민주는 연예인같지 않은 캠퍼스 생활을 하고 있다. 잠 한숨 못자고 7시까지 등교하는 경우도 많다. 1학기 성적을 물어보니 '장학금을 타지 못한 상위권' 정도로만 언급했다. "아무리 스케줄이 빡빡해도 봐주는 경우가 없어요. 그래서 출석도 열심히 하고 과제물도 잘 해가요. 학교 생활요? 재미있고 신나요."

당당한 20살 연기자…"고3때 뮤지컬 배우에 프러포즈"
어릴 때부터 성격이 내성적이었다는 여민주. 배우 초창기에는 선배들을 만나면 몸이 얼어붙어 인사 조차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연기 경력이 쌓이면서 성격도 점점 변해갔다. 아직도 낯가림은 있지만 이제는 '똘끼 있다'고 표현할 만큼 당당한 구석도 제법 갖췄다. "원래 남들 앞에 나서는걸 못했거든요. 근데 많은 사람 앞에서 연기를 하다보니 성격도 점점 외향적으로 바뀌더라고요."
그런 당당함은 고3때 튀어나왔다. 현재 '뮤지컬계 블루칩'으로 통하는 조정석(30)에게 프러포즈한 것. 조정석 팬클럽 회원이라는 여민주는 "고3때 결혼할거라고 고백을 했다"고 당시 일을 떠올렸다. 그녀는 인터뷰 중간 중간에도 조정석이라는 이름을 언급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그분을 진짜 좋아하고 결혼도 하고 싶어요. 지금요? 마음은 그대로죠."
이같은 마음들은 연기에 대한 강한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보다 훌륭하고 뛰어난 연기로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을 부채질한다. 다만, 지름길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늦더라도 한걸음씩 차근차근 올라갈 생각이다. "계단 소녀가 되고 싶어요.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계단을 밟으려고요. 그래서 지금은 빨리 스타가 되어야한다는 조바심을 즐기고 있어요, 호호."

20살, 7년차 배우 여민주…"연기란? 인간에 대한 철학"
나이는 20살, 연기 경력은 7년차. 그런 그녀는 이전까지의 연기생활에 대해 "아역 배우일 때는 연기에 대한 두려움과 압박감이 심했다"며 "감독 혹은 다른 선배들의 얘기대로 끌려간 느낌"이라고 밝혔다.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얘기다. "과거에는 주관도, 확고한 신념도 없이 연기했던 것 같아요. 내용은 이해 못하고 책만 읽는 초등학생같은 느낌? 아직도 연기가 어렵고 힘든건 사실인데 지금은 그 감정을 조금씩 느끼고 있는 시점인 듯해요."
여민주는 현재 자신의 연기를 '꽃이 피고 있는 단계'라고 표현했다. '꽃이 언제쯤 만개하느냐'는 물음에 그녀는 "10년 뒤 쯤인 30살에는 생각대로 될 것 같다"고 말한다. "물론 10년은 목표에요. 솔직히 연기가 뭔지 평생 깨닫지 못하면 영영 꽃이 만개하지 못하겠죠. 근데 10년 후, 제 나이 30살에는 여배우로 전성기를 맞고 싶어요."
연기와 관련된 인터뷰는 몸이 경직될 만큼 묵직했다. 그래서 인터뷰 말미에는 다소 가벼운 소재를 선택했다. "민주씨, 연기 빼고 취미가 뭐에요?" 그녀의 대답은 역시 고차원이었다. "피부와 대화하기요. 고3때 입시 준비하면서 트러블이 잦아 피부에게 말했어요. '고려청자 같은 내 피부야, 트러블 좀 일으키지 마' 라고요. 근데 고사2 찍을 때도 트러블이 심해 그렇게 달랬어요. 재미있죠?"

<사진=김용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