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하지원 "여배우? 주름 없는 예쁜 역만 할 순 없죠"
입력: 2015.09.20 05:00 / 수정: 2015.09.19 22:14
여배우 하지원이 희망하는 길은? 하지원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도전적인 길을 걷고자 한다. /이새롬 기자
여배우 하지원이 희망하는 길은? 하지원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도전적인 길을 걷고자 한다. /이새롬 기자

하지원 "데뷔 20년? 항상 그 자리에 있다"

하지원(37)은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배우다. 그의 이름을 대면 연령대에 가릴 것 없이 누구나 작품 한 두개 정도는 떠올린다. 로맨틱 코미디물부터 사극까지 넘나들며 다양한 캐릭터 옷을 입은 덕분이다. 성공과 실패에 상관없이 꾸준히 도전적인, 참 어렵게 사는 배우다.

하지원에겐 최근 종영한 SBS '너를 사랑한 시간'도 도전이었다.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남녀의 이야기는 일상적이다. 로맨틱 코미디물도 안방극장에선 흔하다. 하지만 특별한 길만 걸었던 하지원에겐 오히려 평범함이 낯선 장벽이었다.

하지원은 '너를 사랑한 시간' 시청자 반응을 보며 새삼 자신의 연기 색깔에 놀랐다. 그는 "오하나가 진짜 나와 비슷한 인물인데 그걸 보고 나 같지 않다고 하니까 재밌더라"고 '으하하' 웃었다. '너를 사랑한 시간' 종영 후 만난 그에게서 배우로서 그리고 30대로서 그리고 사랑하고 싶은 여자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들을 수 있었다.

하지원에게 도전이란. 하지원은 너를 사랑한 시간으로 편한 캐릭터에 도전했다. /이새롬 기자
하지원에게 도전이란. 하지원은 '너를 사랑한 시간'으로 편한 캐릭터에 도전했다. /이새롬 기자

"도전을 좋아해요. 그래서 어떤 장르나 캐릭터든 가리고 싶지 않아요. 모든 걸 다 연기해보고 싶어요. 그동안 판타지나 사극에서 센 캐릭터를 많이 해서 밝은 캐릭터를 하고 싶긴 했어요. 평범한 사랑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고 오하나란 캐릭터를 예쁘게 잘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컸죠."

"독특한 설정을 과하게 잡는 것보다 연기하기 편했어요. 옆집 사는 언니 같은 가볍고 친숙한 인물이잖아요. 풀어진 일상을 보여주는 것도 나쁘진 않겠더라고요. 주위 사람들은 '연기를 해야지, 그냥 너를 보여주면 어떡하느냐'고 할 정도였죠. 가끔 나를 보여주는 순간들이 부끄럽긴 했지만요. 저도 집에서는 건어물처럼 편한 옷 입고 아무것도 안 해요. 그런데 제가 늘 운동하고 못 사는 처지에 흙 묻히는 연기를 하니까 오하나를 낯설게 보는 분도 있더라고요. '내가 강렬한 역을 많이 했구나, 그렇게 셌나' 느꼈죠. 앞으로 더욱 다양한 역에 도전할 거니까 적응해주길 바래요(웃음)."

하지원의 연애 스타일. 하지원은 너를 사랑한 시간으로 이상형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이새롬 기자
하지원의 연애 스타일. 하지원은 '너를 사랑한 시간'으로 이상형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이새롬 기자

'너를 사랑한 시간'에서 오하나(하지원 분)는 최원(이진욱 분)의 해바라기 사랑을 듬뿍 받았다. 현실적인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콘셉트의 캐릭터 덕분에 대리설렘은 더했다. 이진욱은 달콤한 눈빛 때문에 '양봉업자'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이러한 사랑을 연기하면서 사람 하지원도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 가능성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이진욱과 호흡은 진짜 잘 맞았어요. 눈빛이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특히 오하나랑 사귀기 시작한 이후엔 꿀이 떨어지던데요. 실제 이상형도 원이에요. 잘 통하고 편하잖아요. 남녀 사이에 친구였다가 연인으로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바뀌었어요."

"연애세포는 항상 깨어 있어요. 그런데 제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는)노력을 안 하는 스타일이에요. '너를 사랑한 시간'에선 강렬한 사랑보다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여서 더 신나고 행복했어요. 원래 첫눈에 반하는 사랑을 좋아했는데 가슴 떨리는 사랑이 아니더라도 잘 통하는 누군가 옆에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하지원 데뷔 20년 소감. 하지원은 선배 배우가 되면서 책임감과 긴장감을 느끼고 있다. /이새롬 기자
하지원 데뷔 20년 소감. 하지원은 선배 배우가 되면서 책임감과 긴장감을 느끼고 있다. /이새롬 기자

어느덧 데뷔 20년 차, 이제 후배 배우들 이름에서 롤모델로 이름이 언급되기도 한다. 하지만 단 한번도 나이가 제약이 될 것이란 생각은 해본 적 없다. 오히려 지난 나날 쌓아온 시간들이 앞으로의 도전도 응원하는 밑거름이다.

"20대 때 할 수 있는 멜로가 있다면 30대도 그렇죠. 메릴 스트립은 '맘마미아'에서도 설레는 로맨스를 하잖아요. 오히려 30대가 되고 할 수 있는 캐릭터가 많다고 생각해요. 살면서 분명히 많은 우여곡절을 경험하니까요. 여배우라고 주름이 없고 예쁜 역만 할 순 없잖아요. 주름이 있어도 그 나이에 맞는 역을 하고 싶어요."

"데뷔 20년 차 소감이요? 후배들도 있으니 더 멋진 선배가 돼야겠다는 책임감과 긴장감이 생겨요. 전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아요. 다만 열차를 타고 가다가 작품으로 시간 여행을 갔다가 돌아오곤 하는 거죠. 지금 이젠 현실의 나를 느끼는 시간이고요. 이런 시간이 때로는 심심하기도 하고 심란하기도 해요. 나는 그대로지만 작품 속에 하지원이란 배우는 작품이 쌓여가면서 더 성숙해지고 깊이 있는 배우가 돼야죠."

하지원의 도전은 계속된다. 하지원은 앞으로 그만의 로맨스와 색깔 있는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새롬 기자
하지원의 도전은 계속된다. 하지원은 앞으로 그만의 로맨스와 색깔 있는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 | 김경민 기자 shi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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