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유이 "아직 예쁘게 우는 법 모르겠어요"
입력: 2015.08.23 05:00 / 수정: 2015.08.22 12:50

상류사회를 끝마친 유이를 만났다. 유이는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작품을 하면서 느낀 점과 자신의 실제성격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새롬 기자
'상류사회'를 끝마친 유이를 만났다. 유이는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작품을 하면서 느낀 점과 자신의 실제성격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새롬 기자

꾸밀 줄 모르던 유이와 나눈 솔직한 이야기들

"전 타고난 게 없어요. 춤을 추는 건 좋아하지만 멤버들을 따라가기 위해선 연습하지 않을 수 없었고요 연기도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작품을 할 때도 시놉시스가 들어오면 캐릭터를 분석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오래 걸려요."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애프터스쿨 멤버 유이를 만났다. 아니, 이날은 아이돌 그룹 멤버로서가 아니라 SBS 드라마 '상류사회'를 막 끝낸 배우로 만난 것이다. 첫 지상파 미니시리즈 주연이라는 무거운 타이틀을 내려놓은 그는 스케줄 강행군에 지쳤을 법한데도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

타고난 게 없다는 이야기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천부적인 재능이 없다는 게 아쉬울 법 한데도 그는 오히려 재능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기는 듯 보였다. 스스로는 늘 불우한 가정사를 가졌지만 건강한 에너지로 삶을 헤쳐나가는 캐릭터만 하는 게 아쉬울 때도 있다고 했지만, 왜 그런 에너지 넘치는 인물에 유이를 캐스팅하는지 제 3자로서는 이해가 됐다.

전 타고난 게 없어요. 유이는 스스로를 노력해서 만들어 가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새롬 기자
"전 타고난 게 없어요." 유이는 스스로를 노력해서 만들어 가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새롬 기자

"'상류사회'에서 엄마가 저한테 '너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해'라고 말하는 신이 있어요. 저희 엄마가 실제로 그 신을 보고 엄청 우셨대요. 지금까지 제가 작품에서 부모가 없거나 새 엄마한테 구박당하는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요 엄마가 '엄마 아빠가 유이가 어렸을 때부터 사랑을 많이 못 줘서 네가 이런 역을 하는 게 아닐까?'라고 하시더라고요. 평소에 사랑을 진짜 많이 주시는 '사랑꾼' 엄마인데 그런 말을 하니까 제 마음도 아팠어요."

화목한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란 유이에게 '상류사회'의 장윤하는 표현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하명희 작가님 작품이 아니었다면 아마 포기했을지도 모른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상류사회'는 유이에게 도전이었다.

예쁘게 우는 법은 몰라요. 유이는 상류사회에서 테크닉 보다는 감정에 충실한 연기를 했다. /이새롬 기자
"예쁘게 우는 법은 몰라요." 유이는 '상류사회'에서 테크닉 보다는 감정에 충실한 연기를 했다. /이새롬 기자

"저는 원래 슬프면 슬프고 울고 싶으면 우는 그런 사람이에요. 그런데 윤하는 자기 감정대로 다 표현하는 친구가 아니거든요. 그런 부분을 만들어 가는 게 어려웠어요."

그러면서 유이는 최준기(성준 분)에게 이별을 고하던 장면을 떠올렸다. 윤하가 준기에게 "넌 어떤 남자를 만나도 사랑에 빠질 것 같았어"라는 말을 듣고 "나는 최준기 너여서 사랑에 빠진 거다. 개자식아"라고 답하는 장면이다.

"그 장면에서 NG가 정말 많이 났어요. 딱 한 번이라도 윤하가 강해져야 하는 부분인데 자꾸 제가 여자가 되는 거예요. 아무리 참아도 눈물이 났어요. 전 예쁜 표정, 예쁜 연기는 아직 잘 모르거든요. 테크닉을 사용하는 연기를 잘 몰라요. 그래서 슬프면 그냥 눈물이 나와요. 자꾸 제가 우니까 처음엔 NG를 냈는데, 나중에 PD님이 '네 그런 감정선이 좋다'고 그냥 가자고 하셨어요."

유이는 상류사회에서 재벌그룹 막내딸 장윤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이후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검토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유이는 '상류사회'에서 재벌그룹 막내딸 장윤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이후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검토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감정에 빠지면 예쁜 얼굴 같은 건 신경쓰지 않는 솔직함, 멍들고 다쳐도 '나 괜찮아'라고 쓱쓱 털어내는 소탈함. 이런 유이가 까칠한 재벌 2세 캐릭터를 맡은 건 '의외'였지만, 그래서 더욱 '반전'이었고 흥미로웠다.

'상류사회'라는 산을 넘으며 마음과 몸에 상처를 입은 일도 많았겠지만 씩씩한 유이는 어쨌든 성공적으로 작품을 끝마쳤다. 그리고 그는 아마 다친 곳을 다시 쓱쓱 털어내고 "다시 가자"고 손을 내밀 것이다.

[더팩트ㅣ정진영 기자 afreeca@tf.co.kr]
[연예팀ㅣ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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