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한보름, "하정우 선배와 진한 멜로 찍고 싶어요"
입력: 2013.09.08 08:00 / 수정: 2013.09.08 08:00
한보름이 5일 오후 서울 가산동의 <더팩트> 사옥에서 매력적인 표정을 지으며 정면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다./이효균 기자
한보름이 5일 오후 서울 가산동의 <더팩트> 사옥에서 매력적인 표정을 지으며 정면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다./이효균 기자

[ 이다원 기자] "하정우 선배와 스킨십 있는 진한 멜로 찍고 싶어요!"

큰 눈동자를 굴리며 까르르 웃는 얼굴에서 발랄한 기운이 잔뜩 묻어났다. MBC 주말드라마 '금나와라 뚝딱' 속 박서준의 내연녀 '미나'나 SBS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의 소지섭 첫사랑 '차희주'의 섬뜩한 느낌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통통 튀는 매력이 넘쳐났다. 배우 한보름(27)은 신예답지 않은 연기력만큼이나 인상 깊은 말솜씨로 인터뷰 내내 기분 좋은 아우라를 뿜어냈다.

5일 서울 가산동의 <더팩트> 사옥에서 한보름을 만났다. '금나와라 뚝딱'과 '주군의 태양'에서 악녀, 귀신 등 독특한 캐릭터를 소화해내며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그는 얄밉거나 차가워 보이는 작품 속 이미지와 달리 상큼하고 말재간도 훌륭한 배우였다. 연기를 시작한 지 10년 만에 비로소 얼굴을 알렸다는 말 한마디에서는 진중한 면모도 내비쳤다.

한보름이 MBC 주말드라마 금나와라 뚝딱에서 앙큼한 미나 역(왼쪽)을 소화해내는 한편, SBS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에서 소지섭 첫사랑 차희주 역을 완벽하게 표현해내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SBS 주군의 태양, MBC 금나와라 뚝딱 방송 캡처
한보름이 MBC 주말드라마 '금나와라 뚝딱'에서 앙큼한 '미나' 역(왼쪽)을 소화해내는 한편, SBS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에서 소지섭 첫사랑 '차희주' 역을 완벽하게 표현해내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SBS '주군의 태양', MBC '금나와라 뚝딱' 방송 캡처

◆"17살에 연기 시작, 얼굴 알리는 데에 무려 10년이 걸렸죠"

걸그룹같은 외모에 연기력까지 갖춰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단 2편의 드라마에서 밉살맞거나 으스스한 캐릭터 모두 완벽하게 표현하며 뉴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그는 고개를 저으며 배우라는 수식어로 불리기까지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노라고 털어놨다.

"17살 때부터 연기를 배웠어요. 길거리 캐스팅도 종종 되고 소속사에 들어갈 기회가 생겼지만 아버지가 차라리 연기 학원에서 기본기를 쌓고 제대로 배우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그게 맞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대학도 연극영화를 전공했죠. 이후로 연습생 시절도 거치고 걸그룹으로 데뷔할 뻔도 했는데, 그런 기회들이 번번이 무너졌죠. 이렇게 얼굴을 알리기까지 좌절도 정말 많이 했어요. 꼬박 10년이 걸렸으니까요."

배우로 불리기 위해 10년을 견뎌낸 것만큼 한보름의 표정에는 여유와 배려가 묻어났다. 연기에 대한 열정과 포기를 모르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지금의 자리에 올라선 그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지고 있다.
배우로 불리기 위해 10년을 견뎌낸 것만큼 한보름의 표정에는 여유와 배려가 묻어났다. 연기에 대한 열정과 포기를 모르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지금의 자리에 올라선 그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지고 있다.

앳된 얼굴로 10년을 견디기엔 포기하고 싶은 유혹도 많았을 터였다.

"아뇨. 오히려 '포기하면 끝'이라는 생각이 더 강했어요.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전 연기만 쭉 해와서 다른 걸 생각할 수 없었거든요. 아버지, 어머니도 큰 힘이 됐어요. 항상 '널 믿으니까 네가 하는 방향이 정답이다'고 믿어주셨어요. 그래서 부모에게 항상 잘 하려고 해요. 가족이 있어서 버틸 수 있는 자리잖아요. 요즘은 일이 잘 풀려서 금전적으로 도움도 드린다니까요. 하하."

연기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롤모델을 물으니 전지현을 꼽고, 함께 연기하고픈 배우로는 하정우를 주저 없이 지목했다.

"전지현 선배, 하정우 선배 모두 정말 좋아해요. 전지현 선배는 정말 연기에 내숭이 없거든요. 영화 '엽기적인 그녀'나 '도둑들'에서 보면 예쁘지 않게 연기해도 정말 예쁜 것 같아요. 전 어렸을 때 머리가 짧았는데 전지현 선배를 보고 기를 정도로 좋아했어요. 하정우 선배는 여배우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같이 연기하고픈 배우인 것 같아요. 나중에 하정우 선배와 스킨십 있는 진한 멜로 작품을 찍어보고 싶어요. 요즘 인피니트 엘이나 박서준처럼 저보다 어린 배우랑 연기하니까 하정우 선배처럼 연륜 있는 분과 함께. 하하! 진한 키스신도 해보고 싶어요."

한보름이 소지섭, 박서준, 인피니트 엘 가운데 이상형을 지목하며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한보름이 소지섭, 박서준, 인피니트 엘 가운데 이상형을 지목하며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소지섭·박서준·엘 가운데 이상형은 소지섭"

올 상반기부터 소지섭, 박서준, 엘 등 요즘 최고 인기 남자 스타들의 사랑을 받으며 연기한 그가 궁금해졌다. 대체 무슨 복을 타고났길래 올해 출연한 단 두 편의 드라마 모두 흥행에 성공하고, 멋진 남자 스타들과도 호흡을 맞췄던 걸까. 누가 제일 이상형에 가까운지 먼저 물었다.

"그런 질문이 정말 난감해요. 다들 정말 좋으셔서요. 소지섭 선배는 현장 분위기도 잘 이끌고 진짜 멋있으시고요. 박서준은 연기할 때 절 많이 도와줬어요. 실제 소속사도 같고 반갑게 인사할 만큼 친하고요. 엘은 집중력이 좋고 눈빛도 살아있어요. 그 친구 연기하는 걸 보면서 저도 몰랐던 부분을 많이 배웠어요."

세 남자 모두 훌륭하다는 정석 답변을 들었지만 그래도 궁금했다. "이상형을 굳이 꼽아보라면?"이란 질문에 한보름은 웃음을 터뜨리며 소지섭을 지목했다.

한보름이 배우가 아닌 남자로서 소지섭의 매력을 밝히며 이상형으로 꼽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한보름이 배우가 아닌 남자로서 소지섭의 매력을 밝히며 이상형으로 꼽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전 배울 점이 많은 남자가 참 좋아요. 특히 소지섭 선배는 연기적인 면을 다 떠나서 선배, 후배, 스태프들도 잘 이끄시고 정말 배울 게 많은 선배예요. 많이 대화하고 호흡을 맞추고 싶긴 한데 작품에서 제가 소지섭 선배를 그저 바라보고만 있는 귀신 역이라 대화 나눌 시간이 없었어요. 시청자가 TV에서 소지섭 선배 보는 거나 제가 촬영 현장에서 바라보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보시면 될 정도라니까요. 진짜 아쉬워요."

신인답지 않은 말솜씨였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눈독 들일만큼 맛깔나는 혀를 지닌 듯했다. '금나와라 뚝딱'에 캐스팅된 것도 모두 그의 이런 말솜씨와 배짱 덕분이었다.

"미나 역으로 오디션을 보러 갈 때 '감독님과 스태프들 앞에서 기죽지 말아야겠다' 다짐했어요. 그래서 감독님이 '넌 뭐 잘하니?'라고 하셨을 때 '전 다 잘해요!'라고 대답했죠. 당찬 점이 마음에 드셨나 봐요. 극 중 미나도 당차고 자신만만하잖아요. 그래서 배역을 따냈죠. 현장에서는 감독님이나 금보라 선배가 많이 도와주셨어요. 재미있었던 건 금보라 선배께 잘 가르쳐주십사 인사드리러 갔는데 절 보시더니 '넌 문제 없겠다. 얘, 생긴 게 딱 미나네' 이러시더라고요. 그때부터 자신감이 더 생겼어요."

한보름이 영화 밤의 여왕에서 도도해 보이는 기존 이미지를 버리고 백치미 강한 소녀 장미로 변신할 예정이다./영화 밤의 여왕 스틸컷.
한보름이 영화 '밤의 여왕'에서 도도해 보이는 기존 이미지를 버리고 백치미 강한 소녀 '장미'로 변신할 예정이다./영화 '밤의 여왕' 스틸컷.

'금나와라 뚝딱', '주군의 태양' 등 출연했던 작품들이 모두 흥행한 여세를 몰아 이번엔 영화 '밤의 여왕'에서도 색다른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밤의 여왕'에서는 엉뚱하면서도 4차원인 '장미' 역을 맡았어요. 기존 이미지랑은 180도 다르게 모자르면서도 상큼한 매력이 빛나는 역이에요. 개봉하면 꼭 봐주세요. 호호."

앞으로 연기 활동에 대한 독특한 포부를 밝힌 한보름이 소탈하고 통통 튀는 성격답게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앞으로 연기 활동에 대한 독특한 포부를 밝힌 한보름이 소탈하고 통통 튀는 성격답게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꼭 도전하고 싶은 역을 물었더니 호탕하게 웃으며 "엉뚱한 캐릭터부터 다양한 역을 연기해보고 싶어요"라고 욕심을 내비쳤다. "엉뚱한 역이요?"라고 되물으니 지난해 중국영화 속에서 연기했던 싸이코패스 캐릭터를 예로 들었다.

"'데스트립(위험한 여행)'이라는 영화에서 싸이코패스 역을 맡았어요. 사람을 진짜 여러 명 죽였죠. 당시에 제 나이도 걸리고 배우로서 진로에 대한 불안한 마음도 있었거든요. 근데 그때 그 연기를 하면서 여러 느낌을 받았죠. 굉장히 몰입했던 것 같아요. 싸이코패스 역에요. 그렇게 여러 면모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아, 한보름이 저런 것도 연기할 수 있어? 이런 말이 나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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