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ll Out Boy 보컬 Patrick Stump 의 인터뷰
1. 2009년에 이어 두번째 한국 방문이다. 기분이 어떤가?
첫 방문 때 좋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무척 기대된다. 지난번엔 일정이 짧아서 원하는 만큼 둘러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친한 친구들 중에 한국에서 자라고 가족이 있는 친구가 있어서 전부터 늘 가보고 싶던 곳이기도 하다.
2. 지난 한국 방문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점이 있는가?
한인이 많은 지역에서 자랐기 때문에 낯설지 않았던 것 같다. 서울로 들어가며 굉장히 긴 다리를 건넜는데 무척 인상적이었다. 다리 위를 달리며 멋지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한국인들은 매우 프랜들리 하다.
다른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락페스티벌에서 있었던 일인데 대기실에 거대한 산거미 한 마리가 들어왔었다. 다들 두려워하며 가까이 다가가려하지 않았다. 누군가 거미를 죽이려고 했는데 그건 반대였기 때문에 내가 총대를 매기로 하고 컵을 덮어서 밖으로 보내려고 했다. 대기실 안에는 다른 사름들도 많았는데 경호원도 질색하며 무서워했다. 내가 컵을 덮으려고 조심스럽게 다가가는데 거미가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냥 컵만 덮으면 되었을 것을 하도 주변에서 난리법썩을 떠니까 괜히 나까지 긴장됐다. 비디오 촬영하는 친구가 대신 컵을 덮고 치우는 것은 다른 사람이 하라고 하여 내가 종이에 조심스럽게 옮긴 후 컵을 뒤집어 밖에 가져다 버렸다.
3. [Save Rock And Roll]이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1위로 데뷔했다. 이런 성공적인 성적을 기대했었나? 소감이 어떤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밴드활동을 중단하고 몇 년의 휴식기를 보낸 후 발표하는 앨범이었기 팬 중심의 작은 반향 정도만 일으킬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었다는 점은 우리로서도 놀라운 반응이었다. 기대한 바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우리가 다시 뭉친 건 예술적으로 뭔가 신나는 작업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누가 우리를 기다려줄 거라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기다려주고 있었더라.
4. 뮤직비디오 시리즈를 만들고 있는걸로 알고 있다. 전개가 점점 흥미진진해지고 있는데 한국팬들을 위해 결말에 대해서 힌트를 조금 줄 수 있나?
깜짝 놀랄 만한 반전이 계속될 것이다. 에피소드 형식으로 나오고 있고 각 편 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가고 있지만 (미리 힌트를 흘려서) 재미를 망치고 싶지 않다. 단지 말할 수 있는 것은 회를 거듭하며 하나 둘씩 의문이 풀리겠지만 다 보고 나고 해결되지 않는 질문들이 남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보는 이들 각자의 상상에 남길 여지를 남기겠다는 뜻이다. ‘Lost’와는 달리 대부분의 의문은 통해 해소될 것이다.
5. 이렇게 시리즈로 뮤직비디오를 만들게 된 계기나 의도는? 누구의 아이디어였나?
모든 것은 투 체인즈(2 Chainz)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투 체인즈가 제안한 기본 플롯에 이번 뮤직비디오 감독을 맡은 앤드류 제이(Andrew Zaeh)와 애덤 도널드(Adam Donald)가 이야기와 살을 붙여 지금의 형태로 발전시켰다. 원래는 한 편의 단독 비디오로 만든 것이지만 첫 편집본을 보고 ‘왜 잡혀 트럭에 갇힌 거지’ 등 의문을 제기하고 각자의 아이디어와 스토리를 제안해 이야기를 발전시켰던 것이다.
6. 멤버들이 모두 뮤직비디오에 연기를 하고 있다. 연기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나? 특별히 어떤 부분이 재미있었나?
특별히 재미있거나 힘들었던 부분은 멤버마다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전의 비디오를 찍을 때와 달랐던 점이라면 이번에는 다들 진짜 배우들처럼 진지하게 연기에 임했다는 것이다. 마냥 재밌게 찍었던 비디오도 있었지만 이번 비디오는 마치 한 편의 액션영화를 찍는 것 같아서 누구도 장난으로 가볍게 생각한 사람이 없었다.
나같은 경우, 많이 얻어맞고 괴롭힘을 당하는 역할이었는데 익숙한 경험이 아니었기 때문에 흥미로웠다. 자세한 내용은 얘기할 수 업지만, 앞으로 나올 비디오 중 내가 트럭을 탄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을 찍을 때 있었던 일이다. 내가 누군가를 트럭에서 끌어내는 장면이었는데 한 장면을 부분별로 나눠서 여러차례 촬영했다. 다른 사람을 찍는 차례였고 나는 카메라에 잡히지도 않았지만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해 있던 나는 ‘내 캐릭터라면 여기서 이렇게 행동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 트럭에서 탈출하게 되었다. 극 중에서 보면 내 캐릭터는 한 손이 절단되어 있어서 카메라가 있든 없는 제대로 해야겠다는 일념에 손 대신 몸으로 문을 밀어 탈출했다. 문제는 트럭이 지상에서 얼마나 높이에 있는지를 간과했다는 것이고 나는 갈비뼈로 바닥에 떨어졌다. 엄청나게 아프고 챙피했지만 아무도 보지 못했다. 카메라에 잡혔다면 너무나 우스꽝스러운 장면이었겠지만 정말 나말고는 아무도 나를 못 봤다. 지금은 괜찮지만 그 순간에는 어디 부러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다친 데는 없어서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7. 이번 앨범의 경우 상업적인 성공도 거두고 있지만, 평론가들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앨범을 만들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신경썼던 부분이 있다면?
앨범작업을 위해 다시 모인 후,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며 한 마음으로 생각한 것은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우리 고유의 색깔은 유지하되 기존의 앨범과 비슷한 앨범을 만들지는 말자고 다짐했다. 아티스트로 산다는 것은 무척 두려운 일이다. 대중이 우리에게 가진 기대치도 충족해야 하는 한편, 같은 스타일을 반복하고 재탕한다면 그것을 어찌 아트라 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위대한 밴드라는 말은 아니지만, 돌아보면 모든 위대한 밴드들은 늘 새로운 시도와 음악을 보여줘 왔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우리 고유의 개성을 재발견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무척 힘든 작업이었다. 그 동안 우리의 노래들을 연주하고 공연하고 불러왔지만 분석하고 우리만의 모습을 찾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았다. 수많은 토론과 언쟁의 과정이 필요했다.
8. 이전까지 앨범을 만들어온 과정보다 많이 힘들었다는 말인가?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휴식기를 보내며 우리는 서너 살 더 나이를 먹었고 그 시간 동안 각자 다른 경험들을 쌓았다. 또한 3-4년 어치의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도 생겼다. 그렇게 모였기 때문에 어찌보면 새로운 밴드라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축척한 각기 다른 능력과 경험을 가지고 돌아왔다. 나는 그 동안 프로듀싱에 주력했고 조(Joe Trohman)는 유능한 작곡가가 되었다. 피트(Pete Wentz)와 앤디(Andy Hurley)도 각자 활발히 음악활동을 했다. 그렇게 각자 다른 경험들을 쌓았기 때문에 마치 새 밴드를 결성하는 것 같았고 새롭게 닥친 과제는 밴드에서 누가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이냐는 것이었다. 우리는 전과 달라졌으니까.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함께 일하는 호흡은 전보다 좋아졌다.
9. 새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은 무엇인가? 또는 한국팬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곡은?
그 동안 계속 바뀌었는데 맨 처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곡은 “The Phoenix” 였다. 완성곡을 스피커로 처음 들었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다. 요즘 좋아하게 된 곡은 타이틀 트랙인 “Save Rock and Roll”이다. 라이브로 연주를 시작하고 공연을 하게 되면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 됐다. 앨범에 실린 원곡에 상당히 충실하게 연주하는데 공연할 때마다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트랙들을 따로 놓고 볼 때 앨범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는 곡은 “My Song Knows What You Did in the Dark”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한 곡을 추천하라면 이 곡 또는 “Alone Together”를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은 “Save Rock and Roll”이다.
10. 한국 팬들이 이번 당신들의 무대를 통해 무엇을 기대하면 좋을까? 특별히 준비한 무대나 퍼포먼스가 있나?
가장 큰 점은 우리가 새롭게 재충전한 밴드라는 것이다. 2009년에 공연을 봤던 팬들이 다시 본다면 훨씬 에너지 넘치는 공연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최소한 활동을 재개한 후 개인적으로는 나는 더 즐겁게 공연에 임한 것 같다. 그래서 이번 공연이 더 기대되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한국에서 공연할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고대한다.
11.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페스티벌 무대에서 만나게 된다니 정말 기대 된다. 우리는 비가오는데 많은 사람들이 우산도 없이 무대 앞에 있는 사진을 보았다. 우리가 오는 날에도 비가 왔으면 좋겠다. 우린 여러분에게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다. 여러분도 준비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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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공 :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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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유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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