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57kg급, 16년 만에 금메달 쾌거
세계랭킹 24위 김유진, 상위 랭킹 격파하며 결승 올라와
금메달을 확정한 김유진이 8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여자 57kg급 시상식에서 시상대에 올라 기뻐하고 있다. /파리=뉴시스 |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한국 태권도 김유진(23‧울산시체육회)의 금메달은 이변이 아니었다. 성실한 노력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파리 올림픽을 자신의 무대로 만든 김유진이다.
김유진은 8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이란의 나히드 키야니찬데를 2대0(5-1, 9-0)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은 전날 남자 58㎏급 박태준에 이어 태권도에서 두 번째 금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또한 한국 태권도가 여자 57kg급에서 금메달을 딴 건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임수정 이후 무려 16년 만이다.
세계랭킹 24위인 김유진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계속해서 자신보다 랭킹이 높은 선수들을 만났다. 16강에서 세계 5위 하티제 일귄(튀르키예), 8강에서 세계 4위 스카일러 박(캐나다), 준결승은 세계 1위 뤄중스(중국), 그리고 마지막 결승에서는 세계 2위인 나히드 키야니찬데(이란)을 상대로 자신만의 태권도를 선보이며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시상식을 마친 후 진행된 방송 인터뷰에서 김유진은 "정말 행복하다. 개인적인 명예나 자존심에 한 보탬이 돼서 스스로에게 너무 잘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세계 24위인 김유진에게 거는 기대는 크지 않았다. 더군다나 상위권 랭킹 선수들과의 대결이 계속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유진만은 달랐다. 스스로를 믿었고 위축되지 않았다. 자신 역시 올림픽을 위해 많은 땀을 흘렸기 때문이다. 김유진은 "평소에도 많이 영상을 찾아봤던 선수들이고 연구했다. 훈련이 고됐는데 그 시간을 믿었다. 스스로 무너지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해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고 전했다.
경기가 끝난 후 진행된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도 김유진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김유진은 "세계랭킹은 숫자에 불과하다. 아예 신경도 쓰지 않았다. 랭킹이 높다고 실력이 뛰어난 건 아니다"며 "올림픽에 오기 위해 운동을 관두고 싶을 정도로 훈련했다. 매일 지옥을 가는 기분이었다.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유진은 혹독한 훈련을 거쳤다. 키가 183㎝인 김유진이 57kg급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체중 관리가 필수였다. 김유진은 "올림픽을 위해 하루에 한 끼를 겨우 먹었다. 매일 식단 위주로 먹으면서 체중을 조절했다. 조금 먹고 운동을 많이 하면서 컨디션을 유지했다"고 돌이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