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전반 27분 황재원 도움으로 헤더 동점골
황선홍호의 미드필더 정우영(가운데)이 7일 운명의 한일전에서 전반 27분 헤더 동점골로 1-1을 만들었다./KFA |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황선홍호의 '골게터' 정우영이 깨끗한 헤더 동점골로 숙명의 한일전 금메달 매치를 1-1 원점으로 돌렸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U-24)은 7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에서 숙적 일본과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전반 1분 20초 만에 왼쪽 공간이 뚫리며 우치다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전반 27분 정우영의 헤더 동점골로 1-1을 기록하고 있다.
정우영은 황재원의 크로스를 왼쪽 골마우스에서 방향을 바꾸는 헤더로 일본의 왼쪽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의 4번째 아시안게임 득점왕을 예약한 정우영은 대회 8호골을 신고했다. 사토의 왼쪽 측면 돌파로 얻은 공격 기회를 살려낸 일본의 19살 스트라이커 우치다는 대회 4호골을 기록했다. 한국 수비진의 경계대상 1호로 꼽히고 있다.
오른쪽 풀백 황재원은 사토의 돌파를 막지 못해 초반 선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으나 정우영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는 활약으로 실수를 만회했다.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황선홍 감독은 지난 우즈베키스탄과 준결승전 스타팅 11에서 3명의 선수를 교체, 변화된 명단으로 필승을 노리고 있다.
황선홍호의 한일전 스타팅 11./KFA |
지난 경기 부상을 당했던 엄원상(울산현대)을 비롯해 미드필더 홍현석(KAA헨트, 벨기에)과 와일드카드 수비수 설영우(울산현대)가 선발에서 빠졌다. 대신 고영준(포항스틸러스), 정호연(광주FC), 박규현(디나모드레스덴, 독일)이 들어왔다.
4-4-2전형을 바탕으로 최전방에 조영욱(김천상무)을 내세우고 그 밑에 고영준을 프리롤로 뛰게 했다. 미드필드 라인은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독일)-정호연-백승호(전북현대)-이강인(파리생제르맹, 프랑스)으로 구성됐다. 포백 수비진은 박규현-박진섭(전북현대)-이한범(FC미트윌란)-황재원(대구FC)이다. 골문은 변함없이 이광연(강원FC)이 지킨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는 원래 23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하지만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사태로 1년 연기되는 바람에 24세 이하 대표팀이 출전한다. 총 22명의 최종 엔트리 중 연령 제한과 상관없이 뽑을 수 있는 와일드카드는 3명이며 백승호, 박진섭, 설영우다.
아시안게임 6경기에서 25득점 2실점으로 6연승을 달리고 있는 한국은 일본과 마지막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둬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겠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과의 준결승에서 멀티골로 한국의 2-1 승리를 이끈 정우영은 이번 대회 7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이 유력한 상황인데다 선수들의 고른 득점력, 이강인의 경기 조율 능력이 더해져 다시 한번 한일전 금메달 매치 승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황선홍호의 결승 진출까지 전적. 조별리그 3경기를 포함한 6경기에서 25득점 2실점의 안정된 경기력으로 6연승을 달리며 3회 연속 금메달에 1승을 남겨놓고 있다./KFA |
한국은 지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도 결승에서 한일전을 벌여 2-1 승리를 거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적어도 병역특례혜택이 주어지는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이 8승1패로 크게 앞서 있다. 2014년 인천 대회 때는 8강전에서 한일전을 펼쳐 한국이 1-0으로 이겼다. 역대 23세 이하 대표팀 경기의 대 전적은 17경기 7승 4무 6패로 한국이 근소하게 앞선다.
하지만 황선홍호로선 역대 전적의 우세만으로 승리를 낙관할 수 없다. 황선홍호는 지난해 6월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이강인 홍현석 조영욱이 뛰고도 일본에 0-3으로 완패한 바 있다. 당시 일본은 2023 파리 올림픽을 겨냥해 구성한 U-21 대표팀이어서 충격이 더 컸다. 당시 대회 후 팬들에게 사과까지한 황선홍호엔 설욕전이다. 한국 남자 축구는 최근 2년 반 사이 A대표팀부터 연령별 대표팀까지 일본에 5연속 0-3 참패를 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한일전에 쏠리는 관심이 크다.
J리그 가시마 앤틀러스 사령탑을 지낸 오이와 고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일본은 5경기 17득점 2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3팀이 참가한 조별리그 D조에 배정돼 한국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다. 한 경기를 더 치른 한국으로선 선수들의 피로 회복과 컨디션 유지가 관건이다.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서 선수들의 몸이 다소 무거워 보였다. 일본은 3골의 우치노 고타로가 최다 득점자이며 8명의 선수가 고르게 골 맛을 보고 있다.
대회 첫 경기인 쿠웨이트와 조별리그 1차전 해트트릭으로 포문을 연 정우영은 키르기스스탄과 16강전 멀티골, 우즈베키스탄과 4강전 멀티골로 지금까지 7경기 7골을 기록 중이다. 득점 단독 1위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9골로 김학범호에 금메달을 안긴 황의조(노리치시티)의 기록과는 1골 차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가 득점왕에 오른 건 1990년 서정원(4골), 1994년 황선홍(11골), 2018년 황의조까지 3명이다. 정우영은 한국의 아시안게임 득점왕 4번째 주인공이 됐다.
한편 앞서 벌어진 3~4위전에서는 우즈베키스탄이 홍콩을 4-0으로 제압, 동메달을 획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