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허재 대표의 '데이원 점퍼스' 전격 제명..."정상 운영 능력 없어"
입력: 2023.06.16 14:06 / 수정: 2023.06.16 14:06

16일 KBL 총회 및 이사회 결의...1997년 출범 이후 구단 제명 최초 '불명예'
허재 대표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책임감을 느낀다"


농구 대통령 허재 대표의 고양 데이원 점퍼스가 16일 KBL 총회와 이사회 결의에 따라 한 시즌 만에 제명되는 비운을 맞았다. 사진은 지난해 점퍼스 농구단 출범 당시의 허재 대표./뉴시스
'농구 대통령' 허재 대표의 '고양 데이원 점퍼스'가 16일 KBL 총회와 이사회 결의에 따라 한 시즌 만에 제명되는 비운을 맞았다. 사진은 지난해 점퍼스 농구단 출범 당시의 허재 대표./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농구 대통령'으로 불리는 허재 대표의 ‘고양 데이원 점퍼스’가 파행을 거듭한 끝에 한 시즌 만에 농구 역사 속에서 사라졌다. KBL 팀이 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제명된 것은 1997년 KBL 출범 이후 처음이다.

김희옥 프로농구연맹(KBL) 총재는 16일 오전 8시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총회 및 이사회 결과를 발표하며 "법령과 정관 규정에 따라 고양 데이원 스포츠를 회원사에서 제명했다"고 밝히면서 "정상적으로 구단을 운영할 의사와 능력이 없다고 최종 확인했다. 선수 연봉 체불 등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거짓과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리그의 신뢰와 안정성을 크게 훼손했다"고 제명 사실을 공표했다.

김희옥 KBL 총재가 16일 총회 및 이사회의 고양 데이원 점퍼스 제명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뉴시스
김희옥 KBL 총재가 16일 총회 및 이사회의 '고양 데이원 점퍼스' 제명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뉴시스

데이원스포츠 스포츠총괄 대표인 허재 대표는 KBL 결정 이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농구인으로서 선수들을 끝까지 책임져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다.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사실 농구가 좋아서 (스포츠 총괄 대표) 제안을 받고 들어갔는데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자책했다.

허 대표는 "(구단에 들어가니) 준비가 안 돼 있었다"며 "공사로 따지면 부실 공사"라고 솔직히 시인하면서 "나도 월급을 두 번인가 받은 것이 전부고, 이후로는 전부 내 돈을 쓰면서 있었다. 나도 어떻게 보면 오지 말아야 할 곳에 온 것"이라고 후회했다

데이원은 4개월 치 선수단 연봉 등 각종 채무를 15일까지 해결하지 못하면서 최악의 사태를 맞게 됐다. 이에 KBL은 프로농구단 유치 의사를 밝혀온 부산시와 새로운 인수 기업을 물색한다. 선수단에는 이달 치 연봉과 긴급 생활자금을 우선 지급한 뒤 추후 환수한다는 계획이다.

고양 데이원 점퍼스 주장 김강선이 16일 KBL 측과 면담을 가진 뒤 기자들의 질문에 응하고 있다./뉴시스
고양 데이원 점퍼스 주장 김강선이 16일 KBL 측과 면담을 가진 뒤 기자들의 질문에 응하고 있다./뉴시스

새로운 인수 기업이 나타나지 않으면 전성현, 이정현 등 소속 선수 18명에 대해 특별드래프트를 실시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전성현, 이정현 등 데이원 선수 18명을 대상으로 각 구단이 같은 확률로 2명씩 지명하는 방식이다. 추가 선수는 2023~24시즌에 한해 샐러리캡과 등록정원에서도 예외 적용한다.

드래프트가 시행되면 KBL 출범 이후 26년간 이어온 10구단 체제가 9구단으로 바뀐다. 데이원의 자금난은 지난해 10월 가입비 1차 분담금 5억원 납부 지연을 시작으로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며 시작됐다. 올해 2월부터 선수단에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고, 끝내 체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리그에서 쫓겨나는 운명에 처했다.

KBL 소속 프로농구팀 '고양 데이원 점퍼스'는 그동안 굴곡의 길을 걸어왔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부터 연고지는 대구광역시였으나 2010~2011시즌을 마친 후 고양으로 연고지를 이전하며 '대구 동양오리온스'를 팀명을 바꿨다. 2022년 데이원스포츠가 농구단을 인수하면서 팀 명칭을 '고양 캐롯 점퍼스'로 바꾸었다가, 2023년 5월 네이밍 스폰서와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고양 데이원 점퍼스'로 팀명을 변경하는 우여곡절을 겪은 뒤 결국 간판을 내리게 됐다.

박노하 데이원 경영총괄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새로운 방식의 프로농구단 운영을 꿈꾸었으나 결국 한 시즌 만에 그 꿈을 접고 실패를 인정한다"며 "지분 구조 및 법적인 시시비비를 떠나 체불된 임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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