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의 왕' 노박 조코비치가 29일 2023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2년 만에 정상 탈환에 성공한 뒤 라커룸에서 우승트로피를 안고 감격을 만끽하고 있다./멜버른=AP.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멜버른의 왕' 노박 조코비치(36·세계랭킹 5위·세르비아)가 올해 첫 테니스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서 2년 만에 우승하며 '왕의 귀환'을 알렸다. 호주 오픈 남자 단식 사상 첫 10번째 우승이자 대회 28연승 기록까지 달성하며 메이저 대회 22승 기록까지 세웠다.

조코비치는 29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세계 랭킹 4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와 2023 호주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세트스코어 3-0(6-3 7-6 7-6)으로 승리, 호주오픈에서만 28연승을 이어가며 2021년 이후 2년 만에 왕좌에 복귀했다. 거의 매 세트 접전 양상이었지만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고 2시간56분만에 승리를 거뒀다.

치치파스를 3-0으로 완파하고 10번째 호주오픈 정상에 오른 순간 포효하는 조코비치./멜버른=신화.뉴시스

이로써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최초로 10번째 단식 우승을 기록하며 '멜버른의 왕'답게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또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이 대회 결승에 10번 진출해 한 번도 패하지 않고 10번 모두 우승하는 진기록을 남기며 우승 상금 297만5000 호주 달러(약 26억1000만원)를 챙겼다.

메이저 대회 22번째 단식 우승을 차지한 조코비치는 테니스의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가장 위대한 선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라파엘 나달(37·2위·스페인)과 함께 역대 메이저 최다 우승 타이를 이뤘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톱 시드였던 나달은 이번 대회 2회전에서 탈락했다. 조코비치는 또 30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에 1위 자리를 되찾게 됐다.

호주오픈 개인 단식 우승 최다인 10회 우승 기록을 세운 조코비치./멜버른=신화.뉴시스

호주오픈과 특히 인연이 깊은 조코비치는 지난 2018년 16강전에서 정현에 패한 이후 28연승을 내달렸다. 이후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2021년 호주오픈 챔피언 조코비치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 대회 출전이 무산됐다.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대회 출전을 위해 멜버른까지 날아갔지만,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았다는 이유로 호주 입국을 거부당했으며 비자가 취소된 뒤 한동안 호텔에 억류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올해도 조코비치의 출전은 불투명했지만 호주 정부가 지난 7월 외국인 입국자 백신 접종 관련 규정을 완화하면서 조코비치는 극적으로 호주 땅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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