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아빠' 47세 추성훈, '악연' 아오키와 복귀전 'TKO 勝'
입력: 2022.03.27 08:02 / 수정: 2022.03.27 08:04

26일 아오키와 ‘원챔피언십 대회- ONE X’ 라이트급 복귀전, 2라운드 1분 50초 만에 TKO승

사랑이 아빠로 사랑을 받은 추성훈이 26일 2년 만의 복귀전에서 놀라운 정신력으로 숙적 아오키에 TKO승를 거두고 건재를 과시했다. 사진은 딸 사랑이와 함께 국내 팬사인회에 참석한 모습./더팩트 DB
'사랑이 아빠'로 사랑을 받은 추성훈이 26일 2년 만의 복귀전에서 놀라운 정신력으로 숙적 아오키에 TKO승를 거두고 건재를 과시했다. 사진은 딸 사랑이와 함께 국내 팬사인회에 참석한 모습./더팩트 DB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사랑이 아빠'로 국내팬들에게 친숙한 격투가 추성훈(47·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이 2년 만의 복귀전에서 놀라운 정신력과 경기력으로 8살 아래의 '숙적' 아오키 신야(39·일본)에 역전 TKO승을 거두고 건재를 과시했다.

추성훈은 26일 싱가포르 칼랑의 싱카포르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원챔피언십 대회- ONE X’ 라이트급(77.1kg 이하) 경기에서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아오키를 2라운드 1분 50초만에 TKO로 제압하며 원챔피언십 진출 이후 2연승을 질주했다. 통산 전적은 25전 16승 7패 7KO/TKO가 됐다. 원챔피언십에서 4연승을 달리던 아오키는 추성훈의 폭풍 펀치를 견디지 못하고 패배를 기록했다.

2020년 2월 원챔피언십 대회에서 셰리프 모하메드를 1라운드 KO로 누르며 원챔피언십에 데뷔한 추성훈은 이날 2년 1개월 만에 복귀한 무대에서 '악연'을 이어오던 아오키를 상대로 초반 열세를 딛고 짜릿한 승리를 거둬 의미를 더했다. 추성훈은 2008년부터 끈질기게 도발하며 대결을 요구한 아오키를 14년 만에 실력으로 제압함으로써 일부러 회피한 것이 아님을 증명했다. 아오키는 K-1이 운영한 종합격투기 대회 ‘드림’에서 최정상급 선수로 활약하던 추성훈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도발했지만 추성훈이 두 체급이나 높은 미들급 선수여서 경기가 성사되지 않았다.

'괴짜 파이터' 아오키는 지난해 경기장에서 만난 추성훈을 향해 "왜 대결을 피하냐"고 소리쳐 화제를 모았다. 추성훈은 이전 경기보다 몸무게 7㎏을 더 빼는 불리함을 감수하면서 맞대결을 벌였다. 아오키는 추성훈이 격투계를 떠난 뒤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도발을 멈추지 않았다. 이번 대결은 추성훈이 긴 공백기를 깨고 원챔피언십으로 오자 아오키가 재차 대결을 요구하면서 이뤄졌다. 결국 추성훈이 체중을 감량하고 아오키의 체급으로 내려오면서 경기가 최종 성사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추성훈의 감량과 나이 등을 고려해 절대 불리를 전망했다.

추성훈은 1라운드에서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아오키의 서브미션에 고전했다. 그래플링 고수 아오키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추성훈 등에 올라타 초크 공격을 시도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1라운드 내내 추성훈은 반격하지 못하고 케이지 한편에 기대 서 수비만 했다. 일부 관중은 야유를 보냈다. 추성훈은 1라운드가 끝나자, 고개를 가로저으며 힘겨워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오키의 전략이 완벽히 들어맞는 듯했다. 추성훈이 완패할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베테랑 추성훈은 달랐다. 2라운드부터 저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추성훈이 아오키와 거리를 두며 타격전을 벌였다. 상대가 거리를 좁히면 오른손 스트레이트로 견제했다. 당황한 아오키가 다리를 잡으며 무리한 공격을 시도하자, 추성훈이 어퍼컷 펀치 10연타를 안면에 적중했다. 아오키는 펀치를 내주면서도 추성훈에게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추성훈은 더욱 강력한 펀치를 몰아치며 아오키를 무너뜨렸다. 추성훈은 쓰러진 아오키를 향해 무차별 파운딩 펀치를 퍼부었다. 70여 초 동안 안면에 적중한 펀치만 무려 55연타(니킥 1회 포함)였다. 아오키가 정신을 잃기 직전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유도 선수 출신이란 고정관념을 역으로 이용해 타격전을 끌고 간 추성훈의 노련한 경기 전략이 주효했다. 추성훈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유도 남자 81㎏급 금메달리스트다. 2004년 은퇴 후 격투기로 전향했다. 유도 선수 출신으로는 보기 드물게 타격 능력이 출중해 승승장구했다. 2009년 ‘격투기의 메이저리그’ UFC에 진출해 전성기를 달렸다. 지든 이기든 화끈한 난타전을 벌여 큰 인기를 얻었다. 최근 ‘UFC 역사상 가장 위대한 유도 선수 출신 파이터 톱10’에 선정되기도 했다. 원챔피언십에는 2018년 입성했다.

2017년 국내 행사에 참석한 야노 시호./더팩트 DB
2017년 국내 행사에 참석한 야노 시호./더팩트 DB

추성훈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1라운드에 내가 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관중석에서 ‘섹시야마’라는 별명을 불러주면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아오키의 눈빛에서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고 이길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면서 "응원해주신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섹시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해 큰 환호를 이끌어냈다

추성훈은 지난 2013년부터 2016년 3월까지 KBS2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딸 추사랑과 함께 출연해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일본인 모델 야노 시호와 2009년 결혼해 낳은 딸 추사랑은 올해 12살이다. 추성훈의 아내인 야노 시호는 이날 자신의 SNS에 추성훈이 승리 후 기뻐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야노 시호는 "추성훈이 쌓아 온 죽음같이 힘든 노력과, 여러분의 응원 덕분에 원 챔피언십에서 이길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라는 글과 함께 눈물, 기도 이모티콘을 올렸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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