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논란'
한국 여자 피겨의 간판 유영이 15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셔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우아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베이징=뉴시스 |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생애 처음 출전한 올림픽 쇼트프로그램에서 '톱10'에 든 한국의 유영과 김예림은 우아하고 당당했다. 하지만 '약물 파문'을 일으킨 러시아의 카밀라 발리예바는 우여곡절 끝에 1위를 차지하고도 싸늘한 눈총을 피해가지 못 했다.
한국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에 출전한 유영과 김예림은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각각 6위와 9위에 올라 모두 프리 스케이팅 진출을 확정했다.
5그룹 세 번째로 연기한 유영은 기술점수(TES) 36.80점과 예술점수(PCS) 33.54점을 얻어 총점 70.34점을 기록했다.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의 네오클래식 '윌링 윈즈(Whirling Winds)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유영은 특기인 트리플 악셀을 첫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한 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완벽하게 펼치며 자신감 넘치는 연기를 이어갔다.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9위를 차지한 한국 여자 피겨의 기대주 김예림./베이징=뉴시스 |
플라잉 카멜 스핀과 레이백 스핀을 부드럽게 이어간 유영은 마지막 점프 과제 트리플 플립까지 3회전 점프를 깔끔하게 수행하는 등 준비했던 프로그램과 연기를 큰 실수 없이 무난하게 마친 뒤 환한 미소와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30명 출전 선수 중 6위에 오른 유영은 피겨 여왕 김연아 이후 한국 선수로는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와 2014년 소치 대회에서 모두 쇼트 프로그램 1위에 오른 바 있다.
김연아는 밴쿠버 대회 프리 스케이팅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총점 228.56점의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으나 소치 대회에서는 편파 판정 속에 프리 스케이팅 2위로 은메달을 따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유영에 앞서 4그룹 첫 번째로 연기에 나선 김예림은 프란츠 리스트의 '사랑의 꿈'에 맞춰 첫 기술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를 성공했고 이어진 더블 악셀과 플라잉 카멜 스핀 사이에 다른 동작을 넣어 가산점도 챙기며 성공적 올림픽 데뷔전을 가졌다. 당당한 노력과 기량으로 우아한 연기를 펼친 유영과 김예림은 오는 17일 오후 7시 프리 스케이팅에 나서 메달권 진입을 노린다.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논란을 일으킨 러시아의 발리예바./베이징=AP.뉴시스 |
하지만 유영 바로 앞에서 연기를 한 발리예바는 총점 82.16점으로 1위를 차지하고도 기쁨을 나타내지 못 했다. 첫 점프인 트리플 악셀에서 회전수가 부족해 다운그레이드 판정을 받았지만 이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깔끔하게 소화하며 최고 점수를 받았다.
스포츠중재재판소가 올림픽 출전을 허가하면서 빙판에 나선 발리예바는 주위의 냉혹한 시선에 평소보다 연기력도 좋지 않았다. 첫 점프인 트리플 악셀을 뛰다가 비틀거리면서 두 발로 착지하기도 했다. 연기를 끝낸 뒤 눈물을 흘린 발리예바는 경기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인터뷰 존을 빠져나갔으며 1, 2, 3위 선수들이 참석하는 기자회견 자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인 발리예바는 청문회에서 "심장약을 복용하는 할아버지와 같은 잔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체내에 잘못 들어간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싸늘한 여론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발리예바가 여자 싱글에서 메달을 따더라도 시상식을 열지 않겠다고 했지만 국제스포츠계에선 "다른 선수들은 무슨 죄냐?"며 발리예바의 출전 결정 자체에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쇼트 프로그램을 중계한 KBS SBS는 발리예바가 연기를 하는 동안 코멘트를 하지 않고 침묵을 지킨 뒤 연기가 끝나자 비판을 쏟아냈다. 이호정 SBS 해설위원은 "저는 금지약물을 복용하고도 떳떳하게 올림픽 무대에서 연기를 한 선수에게는 어떤 멘트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곽민정 KBS 해설위원은 "도핑 약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싶었다면 경기를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skp2002@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