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팩 남자 1000m 준결선에서 한국의 황대헌이 중국 선수 2명을 깔끝하게 추월하고 있다. 하지만 황대헌은 이후 심판진의 실격 판정으로 결선에 오르지 못 했다./베이징=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철수하라는 요구가 빗발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인 만큼 후속 조치를 취하면서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황당 판정'으로 불이익을 당한 한국 선수단의 윤홍근 단장은 8일 오전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국민의 염원과 선수들의 피땀어린 노력을 지켜내지 못한 것을 사과드린다. 철수하라는 얘기도 빗발쳤다. 하지만 이제 시작인 만큼 강력한 항의 및 제소와는 별도로 남은 경기에서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홍근 한국선수단장이 8일 오전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선 편파판정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의 피와 땀의 노력을 지키지 못 해 죄송하다"며 사과하고 있다. 한국선수단은 편파판정 관련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할 예정이다./베이징=뉴시스

윤홍근 선수단장은 7일 열린 쇼트트랙 준결선 직후 선수단이 심판진에 즉각 프로테스트를 한 뒤 재발 방지를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항의 서한을 보냈으며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는 것을 포함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의 면담을 가질 예정임을 분명히 했다.

대한체육회가 올림픽 이슈로 CAS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2012년 축구 박종우 동메달 박탈 사건 이후 10년 만이다. 박종우는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 승리 후 '독도 세리머니'를 펼쳐보였다가 '정치적 선동'이라는 IOC의 제재로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추후 CAS를 통해 동메달을 되찾았다. 하지만 박종우의 경우 판정 시비는 아니었다.

한국의 올림픽 기간 심판 판정으로 인한 대표적인 CAS 제소 사례는 2004년 아테네 대회 때 체조 양태영이며 2012년 런던 하계대회 펜싱 신아람, 2014년 소치 동계대회 피겨 김연아 등은 심판의 억울한 판정에 피해를 받고도 CAS 제소를 하지는 않았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최용구 ISU 국제심판은 "심판이 경기를 지배해서는 안 된다. 황대헌은 추월을 하면서 전혀 접촉이 없었다. 중국 선수의 제스처를 보고 접촉 판정을 한 것 같은데 오심이다"고 분명히 했다.

대한체육회는 이날 "그동안 피땀 흘려 노력해온 대한민국 선수들과 국내에서 들끓고 있는 편파판정에 대한 국민들의 감정, 심판의 판정이 국제 스포츠계의 지지를 받을 수 없고, 불공정하고 투명하지 못한 국제연맹과 국제심판들과의 관계 역시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체대)는 7일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선에서 각각 1조 1위와 2조 2위를 차지했지만 실격 처리됐다. 심판진은 두 선수가 경합 과정에서 반칙을 했다고 판단했다. 중국은 결국 결선에서도 헝가리 선수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실격 판정을 받으면서 금, 은메달을 가져갔다.

한편 ISU는 8일 베이징 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편파판정과 관련해 한국 선수단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ISU는 "7일 열린 베이징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경기에 대한 두번의 이의제기가 있었다. 한국과 헝가리의 항의를 받았다 ISU의 규정에 의해 한국과 헝가리의 이의제기는 받아들여질 수 없다. 경기장에 있었던 심판진의 최종 판정을 존중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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