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상산고등학교가 창단 7년간 1승을 올리기도 힘들었던 만년 하위 팀이 반란을 일으키고 있어 화제다. 상산전자고 농구부 선수들/상주=오주섭기자 |
창단 32년만 주말 리그 전승, 전국 왕중왕전 16강 진출 쾌거
[더팩트ㅣ상주=오주섭기자] 경북 상주 상산전자고등학교가 1승을 올리기도 힘들었던 만년 하위 팀이 고교농구계에 반란을 일으키고 있어 화제다.
경북도내 유일한 고교 농구팀으로 지난 1989년 창단한 상산전자고는 창단 32년만에 올해 전국 고교 왕중왕전에서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올렸다.
상산전자고는 지난 5년간 전적은 2015년 4패, 2016년 1승 3패, 2017년 4패, 2018년 4패, 2019년 1승 2패, 2020년 1승 1패(코로나19로 중단)라는 과거 전적만 봐도 올해는 '꼴찌의 반란'이라는 말이 전혀 생소하지 않다.
상산전자고는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열린 올해 한국중고농구 주말리그에서 4전승을 기록했다. 주말리그 권역별 대회에서 6년 동안 통산 3승이 고작이었던 것에 비하면 그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과거 상산전자고는 내로라 하는 농구명문이었다. 1990년 추계전국남녀중고농구연맹전 우승을 시작으로 91년 협회장기전국 중고남녀중고농구대회 우승, 93년 협회장기전국남녀중고농구대회 3위,를 했다.
잠시주춤했지만 1997년 춘계전국남녀중고농구대회 3위, 2001년 연맹회장기 8강(5위), 추계전국남녀중고농구대회 3위, 82회 전국체육대회 8강(5위), 2002년 추계전국남녀중고농구대회 준우승, 전국체육대회 3위, 2003년 남녀종별선수권대회 3위 등 전국 고교농구의 주축을 담당했다.
예전의 영광이 무색할 만큼 상산전자고 농구부는 2004년 이후 15년이상의 긴 침체기를 겪는다. 예전의 좋은 성적에 매몰되어 자만심과 부질없는 허영심으로 점철하다보니 어느새 지난날의 영광을 잃어버리면서 나락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박준용 농구 코치가 부임한 뒤, 재도약에 나서면서 고교 농구계를 다시 긴장시킨다. 박준용 코치는 선수시절의 화려한 명성을 지도자의 길을 걸으면서 계속이어 나갔다.
지난 2000년 청주SK나이츠(현 서울SK나이츠)로 입단해. 2003년 시즌을 끝으로 상무에 입대해 2년간 군복무 후 2005년 대구 오리온스로 트레이드되어 2008년까지 활약한다. 이후 부산KTF로 이적하여 2009년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나갔다.
선수 은퇴후 바로 서울 양정고등학교 농구부코치로 취임하여 36년만에 우승을 안겨주며 지도자상을 수상 하기도 했다. 이후 휴식기를 가진뒤 2016년 상산전자고에 부임,해 상산전자고 농구부활의 불씨를 댕긴다.
박준용 코치는 "학교의 전폭적인 지지와 더불어 선수 한명 한명과 소통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뿐만 아니라 학교의 명예와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정신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었다"며 "그 결과 선수 개개인들의 실력은 물론 팀워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면서 점차 경기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박준용 코치의 전술 덕에 상산전자고는 올해 권역별 주말리그 대회에서 4전승으로 우승을 거두며 왕중왕전의 자격을 얻었다. 학교측의 배려로 외부에서 ‘빅맨’ 이재민 선수(18세,199cm)와 전기현 선수(18세,195cm)를 영입한게 '신의 한수'였다. 이들로 가세로 전술도 재정비, 권역별 주말리그 대회 우승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올해 우수한 성적을 거둔 상산전자고에 대해 박준용 코치는 "선수들이 모두 다 열심히 했다,열심히 뛰어준 선수들 모두에게 공을 돌린다."며 "상산전자고는 전력이 조금씩 더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코치는 특히 "올해는 (팀의 주력인)3학년도 3학년이지만 2학년 재학중인 친구들이 운동을 시작한지 얼마 안됐는데 급속도로 실력이 성장해 우리학교가 올해 괄목할만한 승률을 냈던 것이라"고 자랑했다.
지방 고교 농구계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상산전자고는 9명의 농구선수 가운데 이재민(18)군과 전기현(18)군이 단연 눈에 돋보인다. 이들은 농구를 시작한지 1년 반만에 괄목 할 만 한 재목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 농구계에서 내노라하는 대학 감독들이 눈여겨 보는 선수 들이다. 박코치는 "지금만큼 이런 식으로 성장한다면 3학년이 되는 내년이면 농구계의 샛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농구 입문 1년 반만에 지방 고교 농구계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상산전자고 이재민(18 오른쪽)군과 전기현(18 왼쪽)군이 단연 눈에 돋보인다.사진 중앙은 박준용코치/상주=오주섭기자 |
상산전자고 빅맨으로 올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데 견인차 역할을 한 센터 이재민 선수를 만나보았다.
- 농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중학교때 처음 취미로 농구를 시작하다 점차 농구에 대한 꿈이 생겼어요. 농구를 취미로만 남겨둘게 아니라, 제대로 배워 프로팀에 입단해 선수 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상산전자고 농구부로 전학오게 되었어요.
- 현재 키와 몸무게가 어떻게 되는지?
키는 199cm이고, 몸무게는 95kg정도 됩니다.
- 프로 선수중 존경하는 선수가 있다면?
저희 상산고 코치님이신 박준용 코치입니다.(웃음) 프로선수 중에서는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 소속인 이승현 선수를 좋아합니다. 평소 이승현 선수가 경기하는 영상을 많이 보며, 이승현 선수의 파워있는 플레이에 늘 감탄하고 있어요. 보면서 저도 이승현 선수처럼 파워있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 앞으로 선수로서의 각오가 있다면?
몸담고 있는 팀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팀 우승에 일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더 나아가 프로팀에 입단하여 최고의 프로선수와 농구 국가대표로 이름을 남기는 것이 제 최종 목표입니다.
한편, 박준용 코치의 새로운 전술로 전략강화를 마친 상산전자고는 오는 10월 전국고교농구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