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배구선수 고유민 씨가 지난달 31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고 씨의 생전 모습. /인스타그램 |
"그곳에서는 아프지 않길" 추모 물결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전 배구선수 고유민 씨가 세상을 떠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생전 고 씨가 부진과 악성댓글에 시달리다 갑자기 팀을 탈퇴한 사정이 알려지며 더욱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1일 경기 광주경찰서는 전날(7월 31일) 고 씨의 전 동료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자택에서 숨져 있는 고 씨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고 씨의 향년은 25세다.
전 동료는 고 씨가 전화를 받지 않자 그의 집을 찾았다가 숨진 고씨를 발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외부인의 침임, 범죄 혐의점이 없는 점에 비춰 고 씨가 비극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 씨는 2013년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배구단 입단해 2020년 초까지 활약하다. 2013년 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현대건설의 1라운드로 지명을 받을 만큼 화려한 데뷔였다.
백업 레프트에서 리베로로 포지션을 변경하며 고 씨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의 다소 부진한 모습에 악성댓글이 빗발쳐 고 씨는 1만 5000여 명과 소통 중이던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의 댓글 게시판을 폐쇄했다.
고 씨는 지난 3월 팀을 떠났고 한국배구연맹(KOVO)은 고 씨의 임의탈퇴를 공시했다. 임의탈퇴 선수는 공시 1개월 안에 원소속팀으로 복귀할 수 있지만 고 씨는 팀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고 씨는 팀을 떠난 뒤에도 SNS를 통해 근황을 전했다. 약 일주일 전까지도 일상을 공유해왔다.
고 씨의 비보에 전 동료들의 추모도 이어지고 있다. 흥국생명에 소속 됐던 전 배구선수 공윤희 씨는 SNS "손이 떨려 긴 글을 못 적겠다. 한순간에 벌어진 일이라 저도 뭐라고 전해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심경을 전했다. 공 씨에 따르면 고 씨의 빈소는 경기 광주 오포읍 장례식장에 마련 됐으며, 발인은 8월 3일이다.
흥국생명 소속 이다영 선수 역시 SNS에 "그동안 많이 힘들었을 텐데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편히 쉬어. 진짜 너무 사랑해"라고 애도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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