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스포츠 전문지 여론조사 결과, 연기 취소 여론이 절대 다수[더팩트 | 박순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일본 국민 사이에서 오는 7월 개최 예정인 2020 도쿄올림픽을 연기 또는 취소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져 '올림픽 강행'을 고집하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다음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일본 스포츠닛폰은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전날 하루 동안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도쿄올림픽을 연기 또는 취소해야한다는 의견은 77.8%(692명)였다고 공개했다. 모두 890명이 응답한 이 설문조사에서 57.2%(509명)는 도쿄올림픽을 연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도쿄올림픽을 취소해야한다는 의견도 20.6%(183명)를 차지했다.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전염병이 발생한 상황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매체 스포츠호치도 도쿄올림픽의 개최여부 등을 놓고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도쿄올림픽을 연기해야한다는 의견이 61.4%(307명)로 제일 많았으며 취소해야한다는 의견도 19.4%(97명)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연기 또는 취소 의견이 80.8%(404명)인 것이다. 예정대로 개최하자는 의견은 19.2%(96명)였다.
이에 따라 도쿄올림픽 강행 의지를 줄곧 드러낸 아베 신조 총리의 처지가 난감해졌다. 아베 총리는 14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앞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력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올림픽을 무사히 예정대로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줄곧 도쿄올림픽 개최 의지를 드러낸 데 이어 17일에는 주요 7개국(G7) 회의를 마친 후 "도쿄올림픽을 완전한 형태로 개최하는 것에 대해 각국 정상들의 지지를 얻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의 7~8월 지속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까지 올림픽 대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어서 아베 총리의 고집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언제 끝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사람들은 7월과 8월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답했다. 또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 자리에서 도쿄올림픽 관련 질문이 나오자 "어쩌면 그들은 1년 정도 연기할 수도 있다. 관중 없이 하는 것보단 1년 미루는 게 나은 대안"이라고 말했다.
도쿄올림픽 연기나 취소 가능성을 부인해 온 IOC도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자 입장을 바꿨다. 12일 그리스 올림피아 신전에서 치러진 도쿄올림픽 성화 채화식 이후 "WHO의 권고에 따르겠다"며 한발 물러선 것이다.
한편 일본 내에서는 도쿄올림픽 개최를 이미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일본 투자정보회사 모리캐피털매니지먼트의 에모리 데쓰(江守哲) 대표는 13일 "이미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 중지(취소)가 결정됐다. IOC에서 일본올림픽위원회와 아베 신조 총리에게도 통지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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