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스포츠 '오늘'] 킹, 테니스 성대결에서 릭스에 승리
입력: 2017.09.20 04:00 / 수정: 2017.09.20 04:00

[더팩트 | 최정식기자] 44년 전 오늘 빌리 진 킹이 보비 릭스(이상 미국)와 테니스 성대결에서 이겼다. 55세였던 릭스는 1940년대까지 남자 테니스의 강자였다. 여성의 테니스 실력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그는 1972년 28세였던 킹에게 테니스 대결을 제안했다. 킹이 테니스계의 대표적인 여성 해방 운동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킹은 릭스의 제안을 무시해 버렸다.

릭스는 킹 대신 마거릿 코트(호주)와 대결했다. 당시 30세로 그때까지 92경기에서 89승을 거뒀고 여자프로투어의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었던 코트는 릭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1973년 5월 13일 릭스와 코트는 이기는 쪽이 상금 1만달러를 챙기는 대결을 펼쳤는데 이 경기는 각국에 중계됐다. 그리고 대부분의 예상과 달리 은퇴한 지 2년이 지난 50대 중반의 릭스가 코트를 2-0(6-2 6-1)으로 가볍게 물리쳤다.

코트를 꺾은 뒤 릭스는 다시 킹에게 도전장을 던졌고 이번에는 킹이 받아들였다. 1973년 9월 20일 상금 10만달러를 걸고 '세기의 대결'이 열렸다. 3만492명이 휴스턴 애스트로돔의 관중석을 가득 메웠고, 36개국에 TV로 중계된 경기에서 5차례나 윔블던 챔피언에 오른 킹은 릭스의 공격적인 서브앤드발리를 쉽게 제압하며 3-0(6-4 6-3 6-0)으로 꺾었다.

전 세계의 관심을 끈 이 경기는 '빌리 진 킹 : 세기의 대결(원제 Battle of the Sexes)'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됐다.

1995년 릭스가 7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킹은 "우리의 성대결은 테니스 발전과 여성 지위 향상에 힘을 보탰다"며 비록 그가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양성 평등 진전에 기여한 것에 찬사를 보냈다.

1992년에는 지미 코너스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이상 미국)가 세 번째 성대결을 벌였다. 코너스가 40세, 나브라틸로바가 35세로 나이 차이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코너스가 세컨드 서브 없이, 더 넓은 코트를 쓰는 핸디캡을 안고 경기했다. 코너스가 2-0(7-5 6-2)으로 이겼다.

지난 6월 미국 남자테니스의 레전드 존 매켄로가 테니스 사상 최고의 여자선수로 평가받는 세리나 윌리엄스에 대해 "남자 선수와 싸운다면 세계 700위 수준"이라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윌리엄스가 훌륭한 선수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남녀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44년 전 릭스를 연상케 했다.
malis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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