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불법스포츠도박 키운 매출총량제의 '함정'
입력: 2017.09.18 17:44 / 수정: 2017.09.18 17:46

노태강 문제부 차관이 지난 14일 열린 국민과 함께 다시 만드는 체육정책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전국복권판매인협회에선 불법도박을 키운 꼴이 된 매출총량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요청했다.
노태강 문제부 차관이 지난 14일 열린 '국민과 함께 다시 만드는 체육정책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전국복권판매인협회에선 불법도박을 키운 꼴이 된 매출총량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요청했다.


[더팩트 | 박대웅 기자] 누구를 위한 매출총량제인가. 합법 투표권 사업에 대한 지나친 규제와 우후죽순으로 커져버린 불법스포츠도박 사이에서 갈 곳을 잃은 전국의 복권판매인들이 마침내 정부에 근본적인 대응방안을 요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전국복권판매인협회의 하진억 부회장은 지난 14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최한 '국민과 함께 다시 만드는 체육정책 포럼'에서, '불법스포츠도박에 위협받는 투표권사업'이라는 의제를 통해 불법스포츠도박의 실태와 합법시장의 매출총량 준수를 위한 인위적인 매출제한 조치, 그리고 평창 동계올림픽 지원을 위한 스포츠토토 증량발행 등에 관한 문제점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하진억 부회장은 전국의 스포츠토토 판매점이 현장에서 접한 불법도박시장의 심각성과 현 투표권 사업운영의 문제점을 여과없이 알리며 풍선효과를 내고 있는 투표권 사업의 현실에 대해 근본적인 대응방안 모색과 규제완화를 촉구했다. 특히 합법사업을 위축시키는 일방적인 매출총량제한제도에 대한 개선방안을 적극 요청했다.

전국복권판매인협의회 하진억 부회장이 일방적 매출총량제로 합법사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범정부차원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복권판매인협의회 하진억 부회장이 일방적 매출총량제로 합법사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범정부차원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성장하는 투표권 사업에 일방적인 매출 총량제한제도 실행...불법스포츠도박 키운 꼴

이날 발표한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 2009년 성장세에 있던 투표권사업의 현실을 무시한 채 일방적인 투표권 매출 총량제한제도가 실행된 이후, 매년 인위적인 발행 회차 및 운영 축소로 인해 불법스포츠도박이 급속도로 확산됨에 따라 사회, 경제적 폐해는 물론 영세한 복권판매인 마저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에서 2016년에 발표한 제3차 불법도박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불법스포츠도박의 규모는 2012년 7조6억에서 2015년 21조8억으로 3년 사이 합법시장의 6.2배에 달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흡수해야 할 합법시장에서는 올해에도 매출총량 준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위적으로 운영을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로인해 수많은 현장고객들이 불법시장으로 발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한 정부와 여당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으나 매출총량제의 덫에 걸린 스포츠토토의 위축으로 재원마련에 적신호가 켜졌다. 사진은 13일 더불어민주당의 2018 평창올림픽 티켓 약정식./국회=이새롬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한 정부와 여당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으나 매출총량제의 덫에 걸린 스포츠토토의 위축으로 재원마련에 적신호가 켜졌다. 사진은 13일 더불어민주당의 2018 평창올림픽 티켓 약정식./국회=이새롬 기자

◆국제대회 지원하기 위한 증량발행 마저 실행 불투명...평창올림픽 재원 확보 적신호

설상가상으로 지난 2011년부터 국내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대회 지원을 위해 시행하던 투표권 사업의 증량발행 마저 실행여부가 불투명해지며, 평창동계올림픽 재원 마련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증량발행은 그동안 F1과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인천아시안게임 등 다양한 국제대회에 요긴한 재원마련 수단으로 활용됐을 뿐만 아니라, 복권판매인에게도 성공적인 국제대회 개최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만든 성공적인 정책으로 손꼽힌다. 올 1월10일에 문체부가 평창조직위원회의 재정난 해소를 위해 증량발행을 통해 245억원의 기금을 추가증액 할 것으로 발표했으나, 수천억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진 평창 올릭픽조직위의 재원마련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매출총량 규제는 불법시장만 키울 뿐...범정부차원의 근본적 대응방안 필요

이에 전국복권판매인협회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매출총량 규제가 풍선효과로 인해 불법시장만을 키운 꼴이 됐다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현안해결을 위해 범정부차원의 근본적인 대응방안 모색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또한,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투표권 증량발행의 시행과 함께, 일방적이고 과도한 규제일변도의 정책 개선을 통해 합법시장의 경쟁력을 키워 불법시장으로 이탈한 고객들의 발길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진억 부회장은 노태강 문체부 차관 및 관계부처 관계자들에게, "전국의 복권판매인들의 바램은 비현실적인 규제를 완화해 국책사업인 투표권 사업을 건전한 레저문화로 정착시키고, 이와 동시에 불법스포츠도박을 완전히 근절하는 것" 이라며, "또한, 건전한 판매를 통해 국가의 스포츠 발전과 기금조성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투표권 사업 전반을 헤아려 주기를 부탁한다"고 청원했다.

thefac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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