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로프킨-알바레즈 '무승부' 최고의 복싱 빅매치로 관심을 모았던 골로프킨-알바레즈 경기가 무승부로 마감됐다. 골로프킨(오른쪽)이 알바레즈의 안면에 깨끗한 펀치를 적중하는 장면. /라스베이거스=게티이미지 |
골로프킨-알바레즈, 판정 끝에 1-1 무승부
[더팩트 | 심재희 기자] 'GGG=GO GO GO!'
'한국계 복서' 게나디 게나디예비치 골로프킨(Gennady Gennadyevich Golovkin·35·카자흐스탄)의 연승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사울 '카넬로' 알바레즈(27·멕시코)와 무승부를 기록했다. 비록 이기지 못했지만 골로프킨의 저력은 대단했다. '트리플 G'로 불리는 그가 이름처럼 'GO GO GO, 묻지 마 압박'으로 화끈한 경기를 펼쳤다.
17일(한국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펼쳐진 골로프킨-알바레즈의 세계복싱협회(WBA)·세계복싱평의회(WBC)·국제복싱연맹(IBF)·국제복싱기구(IBO) 미들급(-73kg) 타이틀전에서 승패가 갈리지 않았다. '챔피언' 골로프킨이 더 공격적인 자세로 경기를 주도했으나, 경기 중반 이후 알바레즈의 카운터 펀치가 여러 차례 터지며 무승부 결정이 내려졌다. 알바레즈와 비긴 골로프킨은 37연승을 마감하며 프로복싱 전적 37승(33KO) 1무를 마크하게 됐다. 알바레즈는 49승(34KO) 2무 1패를 기록했다.
골로프킨 '묻지 마 압박!' 골로프킨(왼쪽)은 경기 초반부터 엄청난 압박으로 알바레즈를 코너로 몰아붙였다. 골로프킨이 알바레즈의 얼굴에 왼손 잽을 성공하는 장면. /라스베이거스=게티이미지 |
골로프킨이 초반부터 주도권을 확실히 잡았다. 1라운드부터 쉴 새 없이 압박에 압박을 더하며 승리를 노렸다. 스피드가 좋고 연타 능력이 있는 알바레즈를 계속 몰아세우며 찬스를 만들어갔다. 이전 경기들에 비해 묵직한 펀치 적중이 부족했으나 칼날 같은 왼손 잽을 주무기로 확실히 리드를 잡았다.
경기 후반부에 골로프킨은 다소 고전했다. '선 수비 후 역습'의 플랜B로 싸우던 알바레즈가 맞불을 놓자 기세가 조금 꺾였다. 큰 펀치를 몇 번 허용하며 휘청거리기도 했다. 경기를 전체적으로 볼 때, 알바레즈의 전략이 먹혀드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골로프킨의 선택은 여전히 '묻지 마 압박'이었다. 펀치를 내준 뒤에서 계속해서 알바레즈를 몰아붙이며 주도권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특히, 10라운드 초반 알바레즈에게 기습적인 훅을 내주며 흔들렸으나 곧바로 전진 스텝을 밟으며 반격에 성공한 장면이 압권이었다. 챔피언으로서 도전자를 계속 뒷걸음치게 만들며 쉬지 않고 주먹을 내뻗은 골로프킨이다.
'묻지 마 압박'으로 명불허전 세계 최고 경기력을 뽐낸 골로프킨이지만 숙제도 발견했다. 전략적으로 수비 자세를 취하는 상대를 쉽게 요리하지 못하는 약점을 드러냈다. 다니엘 제이콥스와 경기에 이어 이번 알바레즈와 대결에서도 판정까지 몰린 이유다. 날카로운 잽을 보유하고 있지만 공격이 다소 단조로워 상대의 두꺼운 수비에 많이 막혔다. 더 다양한 연타와 일발 장타의 힘을 키워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았다. 또한, 카운터 능력이 있는 상대가 수비적으로 나올 때 계속 공격하다가 기습적인 카운터를 내주는 약점도 드러냈다.
골로프킨-알바레즈, 재대결 가능성! 골로프킨-알바레즈 경기는 판정 끝에 1-1 무승부로 끝났다. 경기 후 골로프킨-알바레즈(오른쪽)가 서로의 승리를 확신하며 두 손을 들어 기뻐하는 장면. /라스베이거스=게티이미지 |
한편, 골로프킨-알바레즈의 12라운드 혈전은 1-1 무승부로 종료됐다. 3명의 채점관 중 한 명은 118-110으로 알바레즈의 우세 평가를 내렸고, 한 명은 115-113으로 골로프킨이 이겼다고 경기를 요약했다. 그리고 마지막 한 명은 114-114 동점을 줬다. 골로프킨이 챔피언이지만 원정의 불리함 탓에 빼어난 경기력에 비해 점수를 많이 얻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경기 후 골로프킨-알바레즈 모두 재대결에 대한 의사를 드러내 '세기의 승부 2차전'이 곧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