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조던과 스테픈 커리. /게티이미지코리아 제공 |
[더팩트 | 최정식 선임기자] 1996년의 시카고 불스와 2017년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어느 쪽이 더 강한 팀일까?
2015-2016시즌 골든스테이트가 73승 9패로 시카고가 95-96시즌 세웠던 미국프로농구(NBA) 정규시즌 최다승 기록(72승)을 갈아치우자 두 팀 가운데 어느 팀이 최강이냐 하는 논쟁이 벌어졌다. 그러나 곧 잠잠해졌다. 골든스테이트가 파이널에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 패해 챔피언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더 이상 시카고와 비교하는 것이 의미가 없었다.
그러나 골든스테이트가 13일(한국시간) 벌어진 2017 파이널 5차전에서 클리블랜드를 꺾고 우승하면서 시카고에 뒤질 게 없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골든스테이트는 플레이오프에서 16승 1패를 기록하는 초 강세를 보였는데 이는 시카고도 해내지 못한 일이다. 게다가 케빈 듀랜트까지 영입, 베스트 5의 중량감까지 더해졌다.
직접 맞붙어 볼 수 없기 때문에 어느 팀이 강한지는 논쟁의 차원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래도 흥미롭다.
이전의 매치업에서는 주전은 시카고, 벤치 멤버는 골든스테이트가 낫다는 평이었다. 마이클 조던이 클레이 톰프슨에, 스코티 피펜이 해리슨 반즈에,데니스 로드먼이 드레이먼드 그린에 앞선다. 골든스테이트는 스테픈 커리와 앤드류 보거트가 각각 론 하퍼와 룩 롱리보다 우세했다. 대신 안드레 이궈달라를 비롯한 백업요원은 시카고보다 낫다. 그런데 듀랜트가 해리슨 반즈를 대신하게 되면서 주전 매치업에서도 시카고에 밀리지 않게 됐다.
물론 매치업만으로 전력을 비교할 수는 없다. 시카고를 이끈 조던의 비중과 영향력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르브론 제임스라는 슈퍼스타에 카이리 어빙과 케빈 러브까지 있는 클리블랜드도 골든스테이트에 완패했다.
시카고의 트라이앵글 오펜스는 조던이나 피펜처럼 뛰어난 선수들이 자기 스타일대로 플레이하는 대신 팀 개념의 공격을 하도록 했다. 그러나 조던이나 피펜은 골든스테이트처럼 코트에 나선 다섯 명의 선수 모두가 달리고, 패스하고, 슛을 던지고 수비하는 팀은 상대해본 적이 없었다. 이는 골든스테이트가 특별한 팀이기도 하지만 시카고가 최강이었을 때와는 시대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NBA는 한때 3점슛 거리를 줄였다가 97-98시즌부터 다시 늘렸다. 2004-2005시즌부터는 핸드체킹 금지를 강화하는 룰을 도입했다. 골든스테이트는 시카고보다 3점슛이 강하고 핸드체킹이 없는 환경에서 빠른 돌파와 다양한 공격 옵션을 무기로 하고 있는 팀이다. 가상대결의 경우 어느 시대의 룰을 적용하느냐에 따른 유불리도 있을 것이다. 핸드체킹이 허용되는 상황에서는 커리가 지금 같은 위력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은 물론 그에 의해 만들어지는 파생공격도 기대할 수 없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두 팀 모두 각자 시대의 규칙에 따라 전술을 발전시켰다는 사실이다. 즉, 시카고와 골든스테이트의 강점이 시대의 산물이기 때문에 간접 비교도 어려운 것이다. 비교할 수 없다면 결론은 하나다. 90년대의 최강은 시카고, 현재의 최강은 골든스테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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