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최정식기자] 이정현과 안드레 에밋의 공존, 가능할까?
프로농구 전주 KCC가 FA 최대어 이정현과 계약기간 5년, 보수 총액 9억2천만원(연봉 8억2천8백만원, 인센티브 9천2백만원)으로 계약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시즌 국내선수 득점 1위인 이정현을 영입하면서 KCC는 10개 구단 중 가장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을 이루게 됐다.
관심을 끄는 것은 KCC가 외국인선수 에밋과 재계약할 것인가다. 에밋은 지난 시즌 평균 28.8점으로 득점왕에 오른 뛰어난 선수지만 이정현과 함께 뛸 때 시너지 효과보다는 역할 중복에 따른 손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에밋은 화려한 테크닉과 안정된 득점력을 갖추고 있지만 개인 공격 성향이 강하다. 공을 갖고 있는 시간도 길다. 자신에게 수비에 집중될 때 동료들을 살려주는 플레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죽이는 면이 더 크다.
추승균 감독과 이정현은 에밋과의 공존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생각을 밝혔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은 그들도 잘 안다. 전문가들도 둘이 함께 뛸 때 역할 정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지만 쉽지 않다. 플레이 스타일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즉, 두 선수 모두 자신이 공격을 주도할 때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
에밋 중심으로 경기를 운영하면서 이정현이 슈터의 역할을 맡는 방법이 있지만 국내프로농구 사상 최고의 거액을 투자한데다 보상선수까지 내줘야 하는 춣혈을 감수하면서 영입한 선수를 그 정도로만 쓴다는 것은 낭비로 보여진다.
KCC는 이달 말까지 에밋과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동안 다른 외국인선수의 가능성도 검토하고, 이정현 활용 방안에 대한 고민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정현이라는 거물 FA를 데려오기로 결정하면서 팀 구성과 운영에 대한 기본적인 틀이 마련돼 있지 않다면 그것도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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