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주희정 "아이들과 한 약속 지키지 못해 가슴 아파"
입력: 2017.05.18 12:11 / 수정: 2017.05.18 12:11

[더팩트 | 최정식기자] "아이들과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가슴 아프다."

주희정(40)이 18일 KBL센터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프로농구 선수 생활 20년을 마감하는 심경을 밝혔다. 그는 "정규리그가 끝난 뒤에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가 1년만 더 선수 생활을 하면 안되겠느냐고 물었다. 그때 꼭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지키지 못한 것이 마음에 남아 있다"고 밝혔다. 세 딸과 아들 하나를 둔 주희정은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 막내인 아들과 동석했다.

아이들과 약속할 수 있었던 것은 그때까지 그에게 은퇴할 뜻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날 그는 여러 차례 울먹였고 눈물을 보였다. 어릴 때부터 단 둘이 함께 살았던 할머니, 프로선수로 성공한 뒤 재회해 인연을 이어가게 된 아버지를 차례로 떠나보낸 그에게 '가족'은 삶의 전부와 같다. 그에게는 아내와 네 아이 외에 또 하나의 가족이 있다. 농구다. 외로운 그에게 항상 위로와 격려를 보내준 따뜻한 식구였다.

2016-2017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줬듯 불혹의 나이에도 그는 여전히 프로 코트에 설 능력과 자격이 충분하다. 그러나 서울 삼성의 팀 재편과 관련해 구단과 이야기하면서 거취 문제를 다시 생각해야 했고 결국 은퇴를 받아들여야 했다. 그는 "언젠가 아내에게 '은퇴하면 농구를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그럴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희정은 "이제 은퇴하지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 우리도 NBA처럼 나이가 선수 생활에 문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프로는 실력으로 평가받아야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 수록 스스로 눈치를 보게 됐다. 후배들은 나이를 생각하지 말고 오로지 실력으로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또 그런 노력이 나이와 상관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malis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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