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부전자전' 한국 프로스포츠에 부는 '아들 열풍'
입력: 2017.03.31 15:22 / 수정: 2017.03.31 15:22
한국 프로스포츠계에 아버지의 대를 이은 아들 열풍이 거센 가운데 바람의 아들 이종범 가족(위)과 농구 대통령 허재 삼부자의 활약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넥센히어로즈(위), 허웅 SNS
한국 프로스포츠계에 아버지의 대를 이은 '아들 열풍'이 거센 가운데 '바람의 아들' 이종범 가족(위)과 '농구 대통령' 허재 삼부자의 활약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넥센히어로즈(위), 허웅 SNS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말 그대로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다.

최근 한국 프로스포츠계에 '아들 열풍'이 거세다.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에서 입지적인 기록을 세운 1세대 아버지 못지 않은 2세 스포츠스타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먼저 대한민국 최고 인기 스포츠 중 하나인 야구에서 대를 이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부자가 있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맨 오른쪽)의 아들 이정후(넥센)와 이종범 그리고 어머니 정정미 씨가 미소를 짓고 있다. /넥센히어로즈 제공
'바람의 아들' 이종범(맨 오른쪽)의 아들 이정후(넥센)와 이종범 그리고 어머니 정정미 씨가 미소를 짓고 있다. /넥센히어로즈 제공

주인공은 '바람의 아들' 이종범(47·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과 기대주 넥센의 이정후(19)다.

이정후는 31일 개막하는 프로야구 기대주로 이번 시범경기에서 4할대(0.455) 맹타를 휘둘렀다. 쌔까만 피부와 짙은 눈썹, 강한 승부욕이 아버지 이종범과 닮았다. 벌써부터 이정후는 '바람의 손자'라는 별칭으로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정후는 이종범이 일본프로야구 주니치에서 활약하던 1998년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2학년이던 2012년 이종범의 은퇴와 함께 광주(무등중)에서 서울(휘문중)로 옮겼다.

이정후의 실력은 사실 '이종범 아들'이라는 수식어에 가려 객관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정후는 야구 명문 휘문고 1학년 때부터 주전 자리를 꿰차며 기량을 뽐냈고, 지난해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일찌감치 1차 지명으로 넥센 유니폼을 입게 됐다. 10개 구단 1차 지명 대상자 중 야수로서는 유일하게 이정후가 호명됐다.

이정후는 올 시즌 아버지 이종범도 해내지 못한 '대업' 도전에 나선다. 바로 신인왕이다. 1993년 이종범은 그해 득점 1위 등 각종 기록을 수립했음에도 삼성의 양준혁에게 밀려 인생에 단 한 번뿐인 신인왕을 놓쳤다. 만약 이정후가 신인왕을 수상한다면 2007년 두산 임태훈 이후로 10년 만에 프로 1년차 순도 100% 신인왕이 나오게 된다.

왕년의 배구 스타 한장석의 아들 한승혁(사진)이 토종 160km 강속구 기록을 깰지 야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왕년의 배구 스타 한장석의 아들 한승혁(사진)이 '토종 160km 강속구' 기록을 깰지 야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시속 160km' 강속구 도전에 나서는 KIA의 한승혁(24)도 왕년의 배구 스타 한장석의 아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0년 KIA에 입단한 한승혁은 빠른 볼에도 불구하고 제구력 난조로 프로에서 고전했다. 하지만 지난해 마침내 제구에 눈을 뜨며 올해 KIA의 주축 선수로 떠올랐다.

한승혁의 아버지 한장석(55) 전 대한항공 감독은 한국배구를 대표하는 라이트 공격수로 국가대표 시절 숱한 대회에 나서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어 2000년 초 대한항공 사령탑이 됐다. 특히 한장석 전 감독은 한 때 '고교 최대어'로 촉망받던 한승혁이 수술로 공조차 제대로 뿌리지 못하는 등 시련을 겪을 때 곁을 지키며 아버지이자 프로 선배로서 아들 한승혁을 향해 아낌없는 '외조'를 펼쳤다. 한승혁이 2004년 엄정욱이 기록한 시속 158km의 토종 최고구속을 넘어 꿈의 160km 기록을 세울지 주목 된다.

농구 대통령 허재(가운데)와 첫째 아들 허웅(왼쪽) 그리고 차남 허훈 삼대가 미소를 짓고 있다. /허웅 SNS
농구 대통령 허재(가운데)와 첫째 아들 허웅(왼쪽) 그리고 차남 허훈 삼대가 미소를 짓고 있다. /허웅 SNS

대를 이어 농구계를 평정한 스포츠 부자도 있다. '농구 대통령' 허재 아들 허웅(동부)이다. 허재는 선수 시절 농구대잔치 최우수선수상(MVP)을 3차례, 프로농구 MVP를 1차례 수상했다. 또 감독으로 프로농구 전주 KCC 감독으로 2차례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농구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셈이다.

허재 못지 않게 올해 프로 3년차 슈팅가드인 첫째 아들 허웅도 남다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허웅은 데뷔 첫해인 2014-2015시즌 평균 4.8점과 1.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프로에 안착했다. 이어 다음 해인 2015-2016시즌 평균 12점, 2.9어시스트로 기량발전상을 수상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이어 올 시즌 평균 11점과 3.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소속팀에 없어서는 안될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현재 연세대학교에 재학 중인 허재 전 감독의 차남 허훈도 아버지와 형 못지 않은 실력으로 프로 데뷔를 위해 성장하고 있는 만큼 허재 삼부자의 코트 위 재회가 농구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배우 송강호의 아들 송준평(오른쪽)이 프로축구 수원 삼성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활약하고 있다. /더팩트DB, 수원 삼성 제공(오른쪽)
배우 송강호의 아들 송준평(오른쪽)이 프로축구 수원 삼성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활약하고 있다. /더팩트DB, 수원 삼성 제공(오른쪽)

축구계에서 눈에 띄는 부자는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송준평과 영화배우 송강호다. 한국 영화계 대체불가능한 배우 송강호를 아버지로 둔 송준평은 아버지와 전혀 다른 축구의 길을 선택했다. 송준평은 2015년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에서 공격수로 맹활약하며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수원 삼성은 지난해 우선지명으로 송준평을 선발했다. 메탄고 시절 오른쪽 공격수로 뛰던 송준평은 연세대에서 오른쪽 수비로 전향한 뒤 수원에서 오른쪽 풀백 자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축구공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송준평은 수원의 '뉴 히어로'를 꿈꾸며 "잘생기지도 않은 내가 최고의 배우가 될 수 있었던 건 '자신감' 덕분이었다"는 송강호의 말을 입버릇처럼 되새기며 최고의 선수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bd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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