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라틀리프 귀화의 의미, 대표팀 아닌 KBL에서 찾아야
입력: 2017.01.05 10:54 / 수정: 2017.01.05 10:54
서울 삼성 라틀리프. 제공 | KBL
서울 삼성 라틀리프. 제공 | KBL

[더팩트 | 최정식 선임기자] 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외국인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귀화 의사를 밝혔다.

라틀리프는 4일 인천 전자랜드와 경기가 끝난 뒤 "한국에 애정이 있다. 한국 대표선수가 되고 싶고 이곳에서 은퇴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몇 차례 귀화할 뜻을 비쳤지만 이날은 확실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라틀리프가 귀화할 뜻을 확실히 하자 농구계는 반색을 하고 있다. 대표팀 전력 강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최근 필리핀과 요르단,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이 귀화선수를 통해 전력을 강화했다. 한국도 혼혈선수가 아닌 외국인선수의 귀화를 추진한 적이 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냉정하게 볼 때 라틀리프가 대표팀의 전력을 급상승시킬 정도의 선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가 KBL 최고의 빅맨 가운데 한 명인 것은 틀림없지만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주전으로 뛰었던 선수가 아시아 대회에 나서고 있는 마당이다. 그의 대표팀 가세가 미치는 영향은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삼성 이상민 감독의 말이 정확한 평가가 될 것이다. 그의 귀화는 대표팀의 전력을 떠나 일반적으로 귀화 제도가 갖는 긍정적인 면, 사회의 개방성과 문화의 다양성에 의미를 둬야 하는 것이 옳다.

라틀리프는 일반귀화가 아닌 특별귀화를 원한다. 미국 국적을 유지한 상태에서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는 것이다. 물론 그의 한국에 대한 애정은 믿을 만하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프로선수 생활을 한국에서 시작했고 다섯 시즌째 KBL에서 뛰고 있다. 경기 후 인터뷰 때 안고 들어오는 딸도 한국에서 낳았다. 음식을 비롯한 한국 문화에 익숙하다. 대부분의 관계자들이 환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의 귀화절차가 간단하지만은 않다. 몇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그러나 큰 걸림돌은 아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귀화 이후 KBL에서의 신분이다. 귀화선수가 외국인선수가 아닌 국내선수로 뛸 경우 보유와 기용 등에서 관련 규정을 정비해야 한다. 대표팀에 관해서는 모두 환영하지만 프로리그에서는 이해가 걸려 있기 때문에 의견 조율이 쉽지 않다.

라틀리프가 귀화하면 이전 문태종과 문태영 등 혼혈선수들이 리그에 참가했을 때처럼 국내선수의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이슈가 될 것이다. 프로농구 출범 이후 외국인선수 제도는 국내선수의 미래와 관련해 중요한 논점이 돼왔다. 외국인선수와의 경쟁을 통한 수준 향상이라는 긍정적인 면과 함께 장신선수들이 설 곳을 잃어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귀화선수는 외국인선수가 아닌 국내선수다. 따라서 관점도 달라져야 한다. 문화적 다양성은 사회를 발전시킨다. KBL도 마찬가지다. 라틀리프가 귀화해 리그에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그 뒤를 따를 선수들도 생길 것이다. 리그가 다양성을 통해 건강해진다면 자연히 대표팀도 강해질 것이다.
malis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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